군도, 망할 세상에 백성을 구하라

[문화마당] 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

무더위를 녹일 백성의 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 이하 군도)가 지난 23일 개봉했다. 개봉 전부터 '조선 웨스턴'으로 불린만큼 화제를 모았던 '군도(群盜)'는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면 순항을 시작했다. 유쾌함과 통쾌함을 곁들인 화려한 액션신과 걸죽한 백성들의 입담은 몸 속까지 시원한 청량제처럼 느껴졌다. 러닝타임 무려 137분 이지만, 짧게 느껴질 정도로 빠른 전개 방식과 스페타클함이 시종일관 시선을 스크린으로 빨려 들게 만든다.

백정 출신 도치 역의 하정우, 대부호의 서자로 태어나 복수심과 야망으로 최고의 무사이면서 백성의 적이 된 조윤 역의 강동원, 군도의 두목인 대호 역의 이성민, 군도의 정신적 지주인 땡추 역의 이경영, 능력은 있으나 백이 없어 과거급제 낙방한 군도의 브레인 태기 역의 조진웅, 군도의 행동대장인 괴력을 소유한 천보 역의 마동석, 화려한 활솜씨를 뽐내는 마향 역의 윤지혜 등 연기파 배우들의 자신의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몰입도를 높인 것도 재미를 더했다.

스토리를 요약하면 백성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망할 세상에 반기를 든 의로운 도적떼의 이야기다.

조선 말기 조선 말기 철종 13년(1862년), 양반과 탐관오리 등 지배층의 가혹한 착취가 극에 달하면서 힘 없는 백성은 땅을 잃고 노예가 되거나 산에 들어가 도적이 되었다. 백성에게는 먹고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었고, 더 이상 희망이 없는 망할 세상이었다. 역사적 사실로 보면 1862년 2월부터 진주민란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전국적으로 백성들의 민란이 일어났다. 그해에는 여름 가뭄과 홍수가 겹쳐 백성들의 고통은 더욱더 커졌다.

그런 망할 세상에 한 줄기의 희망이 있었다. 백성의 편에 선 것은 왕도 아니었고, 힘 있는 권력가, 양반도 아니었다. 세상을 등진 도적, 홍길동의 후예라고 자처한 의적떼인 군도, 지리산 추설이었다.  군도는 탐관오리가 부정부패로 축적한 곡식과  재물을 백성에게 돌려주었고, 탐관오리를 벌하였다.  그들은 세상을 바로 잡고 싶었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모자람이 많지만 힘이 장사인 백정 돌무치는 조윤의 살인 청탁을 받게 되고, 편하게 먹기 살기 위해 수락을 하게 된다. 평생 사람 한번 죽여본 적 없는 돌무치는 죽이려하는 여인네가 임신한 것을 보고 살인에 실패를 한다. 그 실패로 인해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게 되고, 죽을 뻔한 목숨을 군도가 구해준다. 사람답게 살고 싶으면 함께 하자는 땡추의 말에 군도에 합류하게 되고, 돌무치는 도치로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 조윤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무예를 익히며 군도의 에이스로 거듭난다. 조윤은 극악한 수법으로 양민들의 땅을 빼앗고, 노예로 만들면서 삼남지방 최고의 대부호로 성장한다.  백성의 적, 조윤을 처벌하기 위해 군도는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된다.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 군도는 말한다. 과연 백성은 누구이며 도적은 누구인가. 힘 없는 백성은 권력 앞에 모든 것을 잃고, 노예가 되었다.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야 하듯 양반들이 탐욕으로 지배하는 세상을 떠나 산으로 가서 도적이 되었다. 민란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목숨을 건, 분노였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천심으로 세상을 바꾸려면 흩어지면 도적이 되듯이 뭉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2014년 세월호 사건 이전의 대한민국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변화되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전국에서는 서민들의 대규모 집회는 계속 되고 있다. 과연 군도의 꿈,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영화 속이 아닌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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