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본래의 자리를 찾는 사람들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전세일 회장

브레인 29호
2013년 01월 15일 (화)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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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훈련 분야의 국내 첫 국가공인자격인 ‘브레인트레이너’. 두뇌기능 및 두뇌특성평가에 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두뇌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지도할 수 있는 두뇌훈련 전문가로, 국가공인시험 1년 5개월 만에 4천 2백여 명이 응시해 현재 7백여 명이 브레인트레이너 국가공인자격증을 취득했다.

21세기 두뇌산업을 이끌 미래 유망자격증으로 주목받고 있는 ‘브레인트레이너’의 협의체인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전세일 회장(CHA의과학대학 통합의학대학원장)을 인터뷰한 날은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취득자를 대상으로 강연이 열린 날이었다. 일요일 오후인데도 1백여 명이 참석하여 무려 4시간에 걸친 열정적인 강의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통합의학의 길을 가다
한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우리 몸에 관심이 많았던 전세일 박사는 연세대 의대와 미국 펜실베니아대 의대에서 재활의학을 전공하고, 1988년부터 연세대 의대 재활의학과 주임교수, 신촌세브란스병원 재활병원장, 동서의학연구소장으로 일했다.

현재는 CHA 의과학대학 통합의학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서양의학자이면서 한의사 자격을 함께 갖춘 그는 동서의학계에서 모두 인정받고 있는 국내 의료계의 원로이자, 동서양의학과 보완대체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의 선구자이다.

“올해 76세인데 건강나이를 측정하면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나온다”는 전 회장은 “젊은 후배 의사들과 함께 병원에서 환자를 진찰하러 돌아다니다 보면 나하고 다니기 벅차다고들 한다”며 웃었다.

그는 자신의 건강 비결을 ‘오정법五正法’으로 설명한다. 정심正心, 정식正息, 정면正眠, 정동正動, 정식正食의 오정법은 45년간 의사로서 쌓아온 지식과 건강철학을 바탕으로 우리 몸의 생명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다섯 가지 비결을 뽑은 것이다. 전세일 회장이 말하는 오정법을 들어보자.

생명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다섯 가지 비결
두뇌 훈련의 시작은 건강관리다. 몸과 의식의 변화가 뇌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브레인트레이너는 먼저 건강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서의학이 뇌를 바라보는 관점에는 서로 차이가 있다. 서구의학에는 동양의학의 핵심인 기氣와 경락의 개념이 없다. 반대로 동양에는 오장육부 등의 장기는 있지만 뇌가 빠져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뇌를 모든 것과 연결된 것으로 보아 일반 장기와는 다르게 취급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에는 ‘감금증후군(Locked in Syndrome)’이란 병에 걸린 주인공이 나온다. 전신이 마비되어 육체는 움직일 수 없지만 정신은 살아 있다. 그저 눈동자만 깜박거릴 수 있지만 살인교사까지 할 만큼 지능은 그대로다. 그만큼 뇌의 기능은 신비롭다.

건강에 대한 개념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의 정의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건강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인체는 조금만 이상이 생기면 표시가 난다. 특정 영양분이 부족해도 몸이 신호를 보내고 뇌는 그 신호를 느끼는데, 그것을 외면한 채로 살다 보면 병을 키우게 된다.

병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질환적 요소들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큰 질병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평소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른 식사, 정식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우주는 106개의 기본원소로 구성되어 있고, 인간은 그중 25개로 이루어져 있다. 산소, 질소, 수소, 탄소가 90%이고, 나머지 21개가 10%를 구성한다. 우주와 인간을 이루는 구성요소가 이렇게 존재하듯이, 건강의 첫 번째는 조화롭게 골고루 먹는 것이다. 균형이 아닌 조화이다. 영양식이 아닌 건강식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언젠가 프랑스에서 건강식을 평가하는 대회가 열렸는데 한국의 비빔밥이 으뜸으로 뽑혔다. 비빔밥은 영양소를 골고루 포함하고 있고, 다섯 가지 맛과 다섯 가지 색이 조화를 이룬다. 참고로 나라마다 색과 맛의 기준이 다르다. 서구는 ‘매운 맛’을 맛으로 치지 않아서 4가지 맛이 있고, 인도는 ‘떫은 맛’을 추가해서 6가지 맛을 기본으로 삼는다. 우리나라는 5가지 맛을 기본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조화사상을 중시하는 민족이다. 그래서 양념문화가 세계 최고로 발달해 있다. 음식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정식하려면 골고루 먹고, 천천히 씹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다.

바른 움직임, 정동
움직임은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적절하고 바른 신체활동을 습관화하지 않고 뇌를 발달시킬 수는 없다. 특히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는 탓에 움직임이 크지 않은 어깻죽지와 가슴 부근 운동이 중요하다.

건강과 젊음의 상징은 유연성이다. 우리말에 죽을 때 ‘뻗었다’는 표현을 쓰는데, 누구나 태어날 때는 유연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뻣뻣해진다. 온몸의 근육을 늘이고 당기는 스트레칭이 그래서 꼭 필요하다. 균형감각도 매우 중요하다.

35세 이후에는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가장 빨리 떨어지는 기능이 균형감각이다. 한 발을 들고 서 있는 동작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크게 표시나지 않게 한 발을 살짝 들고 서 있는다.

바른 수면, 정면 바른 호흡, 정식
수면은 두뇌기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우선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아침형, 저녁형이란 것은 따로 없는 것 같다. 적절한 수면시간은 자신이 활동할 때 좋은 두뇌상태를 유지할 만큼의 시간이다. 자기 리듬에 맞추어 규칙적으로 자는 것이 중요하다. 잠은 에너지의 샘 역할을 하는 만큼, 잠자리가 쾌적해야 머릿속도 편안해진다.

수면만큼이나 건강에 핵심적인 것이 바로 호흡이다. 호흡은 생명의 핵심이다. 폐에서 산소교환이 일어나는 것이 1차 호흡이고 세포에서 일어나는 것이 2차 호흡인데, 복식호흡, 단전호흡을 비롯한 명상은 2차 호흡의 효과를 높이는 기능을 한다.

바른 마음, 정심
신약을 개발할 때 약효를 검사하기 위해 이중맹검사(double blind test, 二重盲檢査)라는 방법을 쓴다. 한 그룹에게는 신약을 복용하게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녹말가루 같은 내용물을 담은 것을 신약이라 속이고 복용케 한다. 이른바 ‘플라시보 효과 placebo effect’ 또는 위약효과라 부르는데 재미난 것은 가짜약을 먹은 그룹 중 약 30%는 실제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의 혈액 등을 검사해보면 통증완화를 일으키는 호르몬이 많고, 대부분 긍정 마인드를 갖고 있다.

브레인트레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긍정 마인드이다.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약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천연약이다. 자연치유력이라 부르는 기능이 우리 몸속에 존재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긍정 마인드를 충분히 발휘하게 하는 것이 진짜 의학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스트레스는 보약이다
인간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는데, 이 중 1초에 1천만 개의 세포가 죽고 새로 생성된다. 1초에 1천만 개의 세포가 바뀌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변화되는 세포에 긍정 마인드가 영향을 미친다면 어떻게 될까?

보통 사람들의 75%는 부정적으로 사고한다고 한다. ‘안경을 왜 쓰세요?’라고 물으면 ‘잘 안 보여서요’라고 대답하지 ‘더 잘 보려고요’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도 기본적으로 부정적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보약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낫다.

스트레스에도 1차 스트레스가 있고, 몸의 세포에 영향을 주는 2차 스트레스가 있다. 우리가 ‘속상하다’라는 말을 쓰는데 말 그대로 2차 스트레스에 의해 ‘속이 상한다’. 마음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고, 자율신경계는 각종 장기에 영향을 주도록 우리 몸이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뇌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거짓말인 줄 알지만 기분은 좋다’고 반응한다. 방송 드라마를 볼 때 그것이 가상의 이야기인 줄 알면서도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기분이 좋으면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는데, 그냥 미소만 지어도 기분이 한결 나아질 수 있다. 몸과 마음은 상호작용과 동시성을 갖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트레스는 보약이다’라는 생각 자체가 보약이 되지 않을까.

좋은 습관이 건강 비결
건강비결은 오정법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습관화하는 데 있다. 나는 보통 새벽 3시에 잠이 들어서 오전 9시에 깬다. 그리고 선 채로 일을 많이 한다. 내 집무실에는 책상 바로 옆에 붓글씨를 쓸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전자오르간도 있다. 책을 보다가 붓글씨도 써보고 때론 전자오르간도 연주하는 식이다. 여러 가지 일들을 지루하지 않게 적절히 하면 뇌에도 좋다.

운동도 생활의 일부이다. 엘리베이터 탈 때, 거실에서 텔레비전 볼 때 가만히 있지 않고 꼭 운동을 한다. 1시간 30분 걸리는 출근 시간도 내게는 무척 즐거운 여정이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복근과 괄약근을 조이는 운동을 한다.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운동법을 찾고, 그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조화로운 본래의 자리를 찾아서
우리가 흔히 ‘정신 차려야 산다’고 하는데, ‘차리다’의 의미는 제자리에 놓는다는 뜻이다. 모든 것이 본래의 자리에 있을 때 심신이 조화롭게 된다. 정신을 차리려면 집중해야 하는데, 집중할 때 인간의 자연치유력을 포함한 모든 힘이 극대화되고 능률이 높아진다. 뇌기능이 향상되는 것이다.

이제는 뇌의 시대이므로 뇌를 효율적으로 써서 생명을 경영해야 한다. 그것이 브레인트레이너의 역할이다. 모든 동물은 심장이 약 10억 회 뛰면 죽게 되어 있는데, 유독 인간은 25억 회까지 뛴다. 이는 뇌가 효율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뇌를 잘 관리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요즈음 우리는 수많은 전자파와 대기오염 등 매순간 몸에 좋지 않은 ‘화살’을 맞고 있다. 건강의 갑옷을 만들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생명의 기본인 건강관리에서 출발해결국 사람들의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것이 브레인트레이너의 진정한 역할이다.

글·장래혁 editor@brainmedia.co.kr | 사진·김성용 Pango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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