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뇌교육, 미국 뉴욕 교육에 희망으로 떠올라

[인터뷰] 미국뇌교육협회 데이브 빌 이사

국제뇌교육학회(학회장 이승헌)는 지난 3월 29일 서울 일지아트홀에서 ‘학회 창립 선포식 및 뇌교육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미국뇌교육협회 및 파워브레인에듀케이션(PBE) 데이브 빌(Dave Beal) 이사가 ‘뇌교육 미국 교육의 질을 높이다’을 주제로 발표했다. 빌 이사는 한국의 뇌교육이 미국 공교육에서 일으키고 있는 변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뇌교육미래포럼에서 빌 이사를 만나 인터뷰했다.

▲ 미국뇌교육협회 데이브 빌 이사(사진=강만금 기자)

- 한국의 학생들은 많은 학습량과 경쟁으로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 미국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한국 상황은 잘 몰라 정확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주로 활동하는 뉴욕의 브롱크스(Bronx) 학생들은 가정이나 주변 환경이 가난하고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 최근에는 디지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학생들이 사회나 인간관계로 인한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이외에도 학습능력이 좋은 지역에서는 한국과 비슷하게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기 위한 스트레스가 크다. 교육에 대한 격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 지난해 뉴욕에서 뇌교육을 도입해 큰 효과가 있었다고 들었다

뉴욕의 학교는 3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7번 구역인 브롱크스 지역은 뉴욕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지역이다. 지난해 9월부터 브롱크스 지역 6개 학교 11~14세 학생 중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는 180명 학생을 선발해 뇌교육 수업을 시작했다. 대부분 가정이나 주변 환경으로 스트레스가 많고 분노, 우울증, 품행 장애, 과잉행동, 또래 관계 등의 문제가 있는 학생들이었다.

뇌교육 강사들과 함께 협동심, 신체건강, 집중력, 명상, 기억력, 정서적 건강, 자신감, 창의력, 인성, 시민의식 등을 함양하는 '파워브레인(Power Brain) 10'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주 1회 수업과 1박 2일간의 뇌교육 캠프를 3개월간 진행한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학생들의 감정조절 능력은 75%, 품행장애 50%, 또래관계 문제는 6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희망하는 학교에서는 뇌교육을 받을 수 있게 뉴욕 교육청이 지원할 예정이다.

▲ 미국 브롱크스 지역 180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8주간 뇌교육을 적용한 결과. (사진=미국뇌교육협회 제공)

- 뇌교육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하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무엇보다 교사교육에 집중한다. 교사교육을 통해 수업에서 뇌교육을 활용할 수 있게 교육한다. 두 번째는 학생 교육이다. 우리는 학생 대표를 선정해 학생 리더십 프로그램(Student Leadership Porgrams)으로 2일간의 캠프를 진행한다. 마지막은 직접 뇌교육 트레이너들이 교실을 방문해 약 20분간 수업을 진행한다. 학교마다 1명의 리더를 선정해 9일간 교육을 진행하고, 그들이 직접 학교 교사와 학생들에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 실제 교육을 받은 교사나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학생들은 대부분 좋아한다. 뇌교육 트레이너들이 복도를 지나가면 “와! 파워브레인 시간이다! 우리 교실에는 언제 오세요?”라고 물어본다.

선생님들은 뇌교육을 어떻게 더 잘 적용할 수 있는지 많이 고민한다. 뇌교육 학부모 세미나 시간을 통해서는 부모님들에게 학생들이 숙제할 때 뇌교육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데 반응이 좋다.

- 학생들이 가정에서 뇌교육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집에서 공부할 때 15분 타이머를 재고 푸시업(Push-up), 스트레칭, 뇌체조나 손놀이, 에너지공 느끼기 등을 2~3분간 하게 하고, 다시 15분간 공부하는 식이다. 집중해서 하고, 다시 주의가 흐트러질 때 다시 뇌를 쉬게 하고, 다시 집중해서 본인 스스로 관리하게 한다.

▲ 미국 뉴욕에서 뇌교육 수업을 하는 학생들(사진=미국 뇌교육협회 제공)

- 미국에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데, 뇌교육이 다른 교육 프로그램과 어떤 점에 다른지 궁금하다

건강이나 운동 관련된 프로그램, 인성이나 사회성, 정서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은 많지만, 뇌교육은 3가지를 동시에 주는 전인(全人) 교육이다. 또한, 학생, 학부모, 교사가 쉽게 참여할 수 있어 실질적인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

- 마지막으로 미국인인 당신이 한국의 뇌교육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가르치게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10여 년 전 뉴욕 브루클린 지역의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뉴욕에만 약 1,500개의 학교가 있는데 우리 학교는 뒤에서 5번째 하는 학교였다. 학생들은 평균 이하의 학업 수준이었고, 교내 폭력 사건이 매일 3번 이상 일어났다. 당연히 스트레스가 무척 많았다. 학교에서는 좋은 선생님, 집에서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뇌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교실에서 하나, 둘씩 적용해 보니 학생들이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뇌교육을 통해 더 행복해지고 건강해지고 희망적으로 변하는 나의 변화를 보며 그 효과를 느꼈다. 또 어차피 학생들은 학교에 매일 오는데 그들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가서 가르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학생이 바뀌면 교육시스템이 바뀌고 이러한 변화가 사회에도 실질적인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뇌교육을 가르치고 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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