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감정 컨트롤의 비밀을 파헤친 영화 ‘인사이드 아웃’

뇌로 보는 세상

▲ 영화 '인사이드 아웃' (디즈니픽사 제공)

누구에게나 있다. 우리 모두의 머릿속에 살고 있는 작은 목소리 바로 감정(Emotion)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솔직히 감정 때문에 곤혹스러울 때가 더 많다.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화를 내고 싶은데 마음처럼 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황 등 감정은 때로는 거추장스럽고 의도대로 컨트롤되지 않는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인사이드 아웃'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사람의 감정에 대해 애니메이션으로 잘 표현했다. 11세 소녀 '라일리'의 뇌 속에서 사는 다섯 가지 감정,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은 라일리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일한다. 특히 기쁨은 오랜 시간 라일리의 삶을 주도적으로 책임지며 라일리를 행복하게 했다.

▲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은 11세 소녀 '라일리'의 뇌 속에서 라일리의 감정을 컨트롤한다. (디즈니픽사 제공)

그러던 라일리의 가족이 고향인 미네소타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하면서 라일리의 일상은 크게 변화를 맞이한다. 주변 환경이 변화하면서 라일리의 감정 중 '슬픔'은 충동적인 행동을 한다. 그런 '슬픔'을 '기쁨'이는 시시각각 통제하려 한다. '슬픔'으로 인해 라일리가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면서 행복하지 못하게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뇌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감정의 신호를 보내지만 우연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되고, 라일리의 마음속에 큰 변화가 찾아온다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다.

그 언젠가부터 우리는 긍정적이고 밝고 열정적이고 행복하게 살아야 잘 사는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성공이 아닌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방향은 좋은 것 같기는 한데, 반대로 힘들고 지치고 아픈 모습은 부정적이고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관념이 생겨 버렸다. 최근 한 언론기관의 설문조사에서도 3명 중 1명은 자신의 SNS에 행복을 과장해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남들에게 뒤처지고 싶지 않아서'였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우리가 행복하게 만들어 줄게”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슬픔’은 항상 사고뭉치로 ‘기쁨’의 구박을 독차지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라일리가 심적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때 가장 큰 역할을 해내는 것이 슬픔이다. 영화 속 '까칠'과 '소심'의 캐릭터들은 모두 머리와 몸 색깔이 일치하지만 유독 '기쁨'만은 '슬픔'의 파란 머리색에 노란 몸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영화는 슬픔을 통한 공감의 힘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슬픔이 있기에 기쁨 또한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 '인사이드 아웃'은 슬픔이 있기에 기쁨 또한 있음을 알려준다. (디즈니픽사 제공)


체험적 인성교육을 통해 정서를 함양하는 '뇌교육(Brain Education)'에서는 내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스스로 그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감정은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무조건 억압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몸을 상하게 하고 관계를 그르치게 한다. 화를 오래 억누르면 몸의 어떤 부위에 통증이 일어난다거나, 슬픔을 억제하면 다른 사람과 교감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감정 그 자체는 긍정이나 부정의 대상이 아닌 인간 생존에 필요한 뇌의 작용일 뿐이다. 두려운 감정 때문에 위험을 피하고, 불안한 감정 때문에 안전한 환경을 찾고, 분노의 감정 때문에 맞서 싸우는가 하면, 사랑의 감정 때문에 다른 사람을 보살피게 된다.

멘탈 헬스(Mental Health), 즉 정신적 건강의 의미는 바로 이러한 것이다. 정서가 풍부하며 자기 생각과 감정을 자신의 선택에 따라 적절하게 다룰 수 있는 것, 그것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이 아닐까?

사람의 마음속 깊숙이 숨겨져 있는 감정들을 쉽고 재미있게 표현한 영화 한 편이 삶의 목적까지 생각하게 해준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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