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보수화.. 나이 들수록 '위험은 싫어'

미국, 호주, 영국, 이스라엘 공동연구진 밝혀

 미국 뉴욕대, 트리니티칼리지, 예일대 의대, 호주 시드니대 경제학과, 영국 런던대(UCL), 이스라엘 바르일란대 국제 공동연구진이 나이가 들수록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고 의사 결정이 보수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최근 밝혀냈다.

연구팀은 18~88세의 건강한 남녀 52명을 대상으로 컴퓨터 임무수행 게임을 하도록 하고 임무수행에 성공하면 상금을 선택할 수 있는 실험을 했다. 상금은 아무 조건 없이 5달러를 받거나 당첨 확률 20%의 배당금 20달러 로또를 받는 두 가지 방식이었다. 피실험자는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단순한 조건이었지만 50대 중장년층 이하는 위험 부담이 있는 임무와 로또를 고르는 사람이 많았다. 반면 50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비교적 쉬운 임무를 선택해 게임을 하고 상금도 5달러에 만족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 연구는 뇌과학자와 경제학자, 심리학자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되는 경향이 사회구조적 이유 외에 뇌구조 변화에 따른 생체적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게임을 하고 상금을 선택할 때 뇌 활성 부위를 찾기 위해 뇌 스캔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했다. 그 결과 의사 결정을 할 때 오른쪽 후두정엽이 활성화되었고, 이 부위의 회백질 양이 적은 사람일수록 보수적이고 위험 부담이 적은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팻 레비 예일대 의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나이가 의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첫 연구”라며 “노령인구에 의한 의사 결정이 정치·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위해서는 위험 선호도와 연령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3일자에 실렸다.

글. 한유경 earthhero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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