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 재발, 뇌의 ‘세로토닌’에서 찾아야!

분당서울대병원 김의태 교수팀, 강박증과 한자와 일반인 비교연구

▲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

현관문을 잠갔다. 그런데 몇 걸음 걷다가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 것. 다시 가서 문을 잠그는 행위를 한 번도 아니고 수차례 반복한다. 강박증의 대표적인 경우다. 흔히 노이로제로 불린다. 의학계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질환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환자는 국내 100명 중 3명꼴이라고 하는데, 대개 심리적인 것이 원인으로 추정해왔다. 하지만 신경계통 호르몬인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이라는 것이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팀의 연구로 확인됐다.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적거나 붙어있어야 하는 수용체에서 빨리 소실하면 '세로토닌 수용체의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강박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이를 약물치료로 이를 교정한다. 문제는 약물치료할 때 환자의 경과를 확인하는 뇌 양전자단층촬영(이하 PET)으로 세로토닌과 약물을 구분할 수 없어 환자의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를 측정할 수 없었다. 때문에 약물치료로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언제까지 약물치료를 시행해야 하고, 언제 완치 판정을 내릴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었다.

김 교수팀은 건강한 일반인 12명과 약물 치료 중인 강박증 환자 12명의 뇌 PET을 각각 수십 차례 촬영하고 비교하며 약물의 효과를 제거하기 위한 수학적, 약리학적 시뮬레이션을 지난 2011년부터 2015년 초까지 거듭 시행했다고 밝혔다.

시간에 따른 개인별 PET 자료와 약물의 농도 변화를 동시에 분석하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세로토닌과 동일하게 나타났던 약물의 효과를 제거하고 세로토닌 수용체만의 밀도를 계산해내는 데 성공했다. 

또 새로운 방식을 통해 약물치료중인 강박증 환자 12명의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를 측정한 결과,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됐던 강박증 환자에서 여전히 세로토닌 수용체의 밀도가 낮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박증 환자가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이 정상화 될 때까지 일정 기간 약물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는 뇌의학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전까지 불가능했던 강박증 약물치료의 한계점을 풀어냈다“라며 "강박증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다양한 정신건강학적 질환에서도 심도있는 뇌 연구를 가능케 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김의태 교수팀의 주도로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정신건강연구소의 Dr. Oliver Howes 연구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정신의학저널 (Psychological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글.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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