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영상으로 개인 구별한다

신경망 패턴, 지문처럼 사람마다 달라

사람 신경망 패턴, 지문처럼 사람마다 달라

뇌영상 하나만으로 마치 지문처럼 개인을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는《Nature Neuroscience》10월 12일호에 게재되었다.

신경과학자들은 126명의 성인들에게 인지과업(예: 기억럭 테스트, 언어능력 테스트)을 수행하게 하면서 그들의 뇌영상을 촬영한 다음, 인간커넥톰프로젝트(Human Connectome Project) 연구진에게 데이터를 넘겨 뇌활성 분석을 의뢰했다. 인간커넥톰프로젝트는 1,200명의 뇌활성을 분석하여 연결망지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4,000만 달러짜리 야심 찬 프로젝트다.

연구진은 뇌영상을 268개의 영역(하나의 영역은 2㎤이며, 각각 수억 개의 뉴런으로 구성되어 있다)으로 나눈 다음, 각 영역 간의 연결패턴을 분석하여 동조화된 활성(synchronized activity)을 보이는 영역들을 찾아냈다. "그것은 마치 268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에서 동시에 연주되는 악기를 찾아내는 것과 같았다"고 이번 연구의 공저자인 예일 대학교의 에밀리 핀은 말했다.

분석 결과, 일부 영역(예: 기본적인 시각과 운동능력을 제어하는 영역)의 경우에는 참가자들의 신경회로가 비슷한 연결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영역(예: 전두엽)에서는 연결패턴이 사람마다 각각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동일한 참가자가 다른 과업을 수행하는 동안에 촬영된 뇌영상도 일정한 패턴을 지니고 있어, 연구진은 그 영상이 누구의 것인지를 분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지금껏 개인의 연결패턴이 어느 정도 독특한지 모르고 있었다"고 스탠퍼드 의대의 러셀 폴드랙 박사(인지신경과학)는 말했다.

지능과의 관련성?

연구진에 의하면, 연결패턴의 다양성은 개인의 지능검사 성적과도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전전두엽과 두정엽(이 두 영역은 참가자들이 고도의 인지과업을 수행하는 동안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의 영역 내/영역 간 연결성이 강력한 사람들은 지능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사람의 뇌영상을 보고 그가 얼마나 똑똑한지 알 수 있다는 건 아니고, 연결패턴의 특이성이 어떤 형태로든 인지기능과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라고 폴드랙 박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신경지문(neural fingerprint)이 완벽한 건 아니다. 예컨대 한 사람이 fMRI 기계 속에 편히 누워 있을 때 촬영한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의 영상으로, 다른 날 동일한 상태에서 촬영한 영상을 찾아낼 수 있는 확률은 98~99%였다. 이에 반해 두 번째 촬영에서 참가자가 다른 종류의 과업을 수행하고 있는 경우에는 예측력이 80~90%로 떨어졌다.

개인의 뇌회로에 대한 지식이 증가하면 언젠가 의사들이 환자별로 맞춤치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연구진의 생각이다.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수백 가지에 이르지만, 의사들은 치료과정에서 여전히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신경지문은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는 도구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핀은 말했다.

"신경연결패턴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 오케스트라를 예로 들어 말하면, 우리는 드럼과 바이올린이 함께 연주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작곡가가 왜 그런 식으로 작곡을 했는지는 모른다. 또한 어떤 악기가 때로는 크게, 때로는 부드럽게 연주되고, 때로는 침묵을 지키는 이유도 알 수 없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현상`이 아니라 `원인`이다"라고 하버드 대학교의 제프 리치먼 박사(신경과학)는 말했다.

※ 원문정보: Finn, E. et al., "Functional connectome fingerprinting: identifying individuals using patterns of brain connectivity", Nature Neurosci. http://dx.doi.org/10.1038/nn.4135 (2015).

글. 브레인 편집부 |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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