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실패의 경험이 위키피디아를 탄생시켜

위키피디아 창업자 지미 웨일즈 11일 세계전략포럼 '집단지성: 창조적 잠재력을 발휘하다' 주제로 발표

"지미 웨일즈는 실패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전 세계 1억5천만 명이 이용하고 구글, 페이스북, 야후와 함께 세계 5대 웹사이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위키피디아(Wikipedia)'의 공동창업자 지미 웨일즈는 1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제6회 세계전략포럼 기조연설에서 많은 실패의 경험이 축적돼 지금의 위키피디아가 나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 지미 웨일즈 위키피디아 창업자

지미 웨일즈는 무료 콘텐츠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와 위키미디어 재단의 설립자로 인터넷 기업가이자 기술혁신가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백과사전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타임지는 2006년 지미 웨일즈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웨일즈는 이날 강연에서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 위키피디아 전신인 누피디어(Nupedia), 검색 사이트 등 수많은 도전과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실패에서 배우고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실패는 '프로세스(process, 과정)'를 더 빨리 진행하게 한다. 실패를 통해서도 결과물은 나올 수 있다. 많은 기업가들이 처음 시작할 때는 데이터와 지식도 없이, 아주 큰 사업을 구상하고 모든 디테일을 하나씩 고려하는 실수를 범한다. 그러나 혁신적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이러한 작은 경험을 통해 시장을 경험하고, 테스트하고, 소비자들에게 어떤 것이 성공할지를 알게 된다."

또한, 그는 창업을 꿈꾸는 한국 청년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많은 젊은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한다. 기업가가 되기 보다 대기업에 들어가려 하고 존중을 받으려고만 한다. 사회적으로 실패에 관대한 문화도 조성되어야 한다. 모두가 용감해져야 한다. 많이 경험하고 실패하며 도전하면 좋겠다."

덧붙여 웨일즈는 실패를 통해 시야를 넓히고 사고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에 실패하고 그것 하나만 고집했다면 결코 위키피디아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실패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 앞으로 나아갔다. 앞으로 5년 동안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만약 돈을 추구한다면 5년 뒤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 과정을 즐긴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어 "한국의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그러나 싸이월드나 MP3 플레이어와 같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으나 페이스북처럼 전 세계로 확장되지는 못했다. 한국의 기업가들은 이제 전 세계를 무대로 글로벌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강의를 마쳤다.

▲ 위키피디아 창업자 지미 웨일즈가 지난 1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6회 세계전략포럼에서 '집단지성: 창조적 잠재력을 발휘하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편, 지미 웨일즈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불편함을 느끼던 중 2001년 래리 생어와 누구나 쉽게 정보를 입력하고 수정할 수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만들었다. 하와이 어로 '재빠르다'란 뜻의 '위키위키(Wiki)'와 '백과사전(Encyclopedia)'의 합성어다. 단어에 내포된 의미가 말해주듯 위키피디아는 어떻게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가능성을 의심받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2만 개의 글이 올라오며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280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14만 명 이상이 위키피디아 활동가로 참여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야후와 함께 세계 5대 웹사이트로 하나로 꼽힌다.

위키피디아는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고 틀린 내용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 과정에서 방대한 지식은 끊임없이 갱신되고 사용자들은 무료로 양질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개인의 지능이나 소수 전문가의 힘이 아닌 집단지성의 협업과 참여가 일궈낸 성과로 평가된다.

위키피디아는 기부로 운영되며 무료로 서비스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정보와 지식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위해서다. 실제로 지금도 사상이나 이념을 비롯해,  '동해-일본해' 표기처럼 국가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이슈를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이 위키피디아에 등재되는 내용을 유리하게 바꾸려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사진.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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