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18편] 부끄러워 하는 아이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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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오주원 기자 |입력 2018년 01월 11일 (목)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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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올해 10살인데 유난히 부끄러움을 탑니다. 학교에서도 그렇고 동네에서 매일 보는 이웃집 어른에게도 부끄러워서 인사를 잘 못해요. 인사를 해도 목소리가 들리는 둥 마는 둥 하고요. 음식을 시킬 때나 뭔가를 부탁할 때, 다른 사람에게 말 걸어야 할 일이 있을 때 못하고 “엄마가 해”라고 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도 낯선 사람이 말을 걸거나 쳐다봐도 엄마 뒤에 숨고 집에 손님이 와도 방으로 도망가거나 말이라도 걸면 울어버립니다.

긴장도 많이 해서 지금은 가슴과 머리도 많이 아프다고 하네요. 예전부터 부끄러움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좀 크면 나아지겠지…”라며 내심 걱정만 했었는데요. 어릴 적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실은 저희부부 모두 내성적입니다. 특히 제가 어릴 때 부끄러움이 너무 많아 그게 너무 싫었거든요. 이 나이 되어서도 남하고 말 섞는 게 쉽지 않고 암튼 내성적으로 살아온 게 힘들었어요. 우리 아이는 아직 어리니 조금이나마 성격 열어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부끄러움을 잘 타는 아이 엄마의 걱정이다.  
  

▲ 수줍은 아이로 하여금 ‘나는 부모로부터 있는 그대로 충분히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으며, 이 세상은 안전하고 누구든지 나를 도와줄 것'이라라는 굳건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Pixabay 이미지>


맹자는 인간이 바르게 살 수 있는 근거를 사람의 선한 본성 중 하나인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수오지심 羞惡之心)에 있다고 보았다. 부끄러움은 자기가 한 행동이 옳지 못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바르게 살도록 이끄는 동기를 부여한다. 이런 측면에서 인간이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동물과는 다른 고차원적인 도덕적 의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새치기하는 아이에게 왜 새치기하느냐고 물으면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쟤도 했는데요.”라고 대답한다. 다른 애가 했다는 것이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할 수 있는 근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당당하게 큰소리친다. 세상을 둘러보면 부끄러워하고 자숙해야 할 사람들이 큰소리를 치고 부를 축적하고 권력을 누린다.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위 사례의 엄마는 이와는 다른 의미로 부끄러움과 수줍음이 정도를 벗어나 소극적인 아이로 성장하지 않을까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먼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 ‘부족함’이나 ‘나쁘다’의 뉘앙스를 가지고 평가해야할 특성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극적이고 사회성이 좋은 외향성만이 세상에 잘 적응하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수줍어하는 것은 창피한 것이 아니다. 부드럽고 섬세한 성격을 ‘창피한 것’, ‘열등한 것’으로 가르치는 것은 옳지 않다. 순수하고 인간다운 고차원적인 감정으로 존중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수줍음이 많은 아동은 우측 전두피질이 좌측 전두피질보다 더욱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좌측 전두엽은 긍정적 감정 및 접근행동 반응과 관련이 있고, 우측 전두엽은 부정적 감정과 회피 행동 반응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경쾌하고 유쾌한 음악은 좌측 전두엽을 활성화하고, 슬픈 음악은 우측 전두엽을 활성화한다. 적외선 촬영기로 좌·우측 이마의 온도를 측정한 결과, 내성적인 아동은 외향적인 아동에 비해 오른쪽 이마의 온도가 더 높게 나타났고, 외향적인 아동과 성인의 왼쪽 이마는 오른쪽 이마보다 온도가 더 낮게 나타났다. 즉, 내성적인 아동은 우반구를 더 많이 쓴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은 부끄러움을 타는 성격을 날 때부터 타고나는 기질적 성향을 갖는 것으로 본다. 즉, 부모의 유전자가 자녀에게 유전되어 나타나는 특성의 하나라는 것이다. 따라서 굳이 원인을 찾는다면 부모 탓으로 볼 수도 있다. 부모가 걱정하는 아이의 수줍은 성격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았을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부모가 잘못 키운 것도 아이가 스스로 부끄러움을 발달시킨 것도 아니기에 먼저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해결의 출발점임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이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먼저, 엄마는 아이가 느끼는 부끄러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해주시고 아이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가면을 쓴다면 더 많은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어야 보다 용기를 낼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성격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아이들은 어른을 만나도 인사를 잘 하지 못하는데, 이럴 때 억지로 인사를 시켜서는 안 된다. “우리 은정이 인사 잘하지? 나중에 가실 때는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 하자”라고 아이가 낯선 이에게 해야 할 말을 직접화법으로 아이에게 알려준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비교적 쉽기 때문에, 인사할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진다. 또한 부모도 어릴 적엔 부끄러움을 많이 탔는데 그럴 때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려주고 아이의 부끄러움과 수줍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내성적인 아이는 친구를 사귀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억지로 아이들이 많은 곳에 어울리게 하는 경우, 오히려 아이가 마음을 닫고 반항심만 커질 수 있다. 결코 강압적으로 아이를 이끌려고 해서 안 된다. 대신 친한 친구 한명씩 집으로 데려와 함께 놀게 하고 한두 명씩 그 수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가족과의 식사시간에 가족끼리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들의 경우 엄마가 대부분의 것을 대신 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엄마는 옆에서 기다려주고 아이가 스스로 세상과 접촉할 수 있도록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아이의 삶은 아이가 살아가는 것이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진다는 사실을 알아갈 때, 아이는 삶에 대해 통제감을 가지고 자신 있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뇌교육에서는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내가 선택을 하고 내가 실천을 하고 내가 성취를 해내는 경험이 축적될 때, 아이는 자신감과 행복감을 갖는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정서적 기반으로서 환경에 대해 안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면 된다.

즉, 아이로 하여금 ‘나는 부모로부터 있는 그대로 충분히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다. 이 세상은 안전하고 내가 원하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고, 도움을 요청한다면 사람들은 누구든지 나를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타인과 어울려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이 스스로 관계를 맺고 스스로 선택하며 책임을 지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매주 목요일 브레인미디어에는 오주원 국제뇌교육대학원 상담심리학과 교수가 재미있는 사례와 뇌교육 원리를 통해 우리 아이의 뇌를 행복하게 하는 비결을 알려주는 칼럼이 게재됩니다. 

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오주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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