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와 인간의 융합, 미래사회 핵심 키워드는 ‘의식’

브레인 Vol.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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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브레인 기자 |입력 2013년 05월 03일 (금)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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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학기술사회를 거쳐 지식정보사회에 살고 있다. 과학기술사회에서는 과학기술문명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여 인간생활의 모든 면에 영향을 끼쳤다. 1980년대 이후 개인용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컴퓨터를 활용하여 취급할 수 있는 정보의 양적 확대와 정보 교환의 급격한 증가로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고 관리하는 정보처리기술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 지식정보사회로 변화되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사회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특성은 무엇일까?

미래사회는 ‘의식기술’ 사회

2005년 ‘서울 디지털 포럼’에서 UN 밀레니엄 프로젝트 의장이자 국제미래학회 공동회장인 제롬 글렌Jerome C. Glenn은 지식정보사회의 다음에는 “의식과 기계 사이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의식기술conscious technology이 지배하는 사회인 의식기술사회가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의식이란 ‘깨어 있는 상태의 감각기에 의해 생기는 감동에 대한 정신의 반응으로 넓은 의미에서 개체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모든 정신작용과 그 내용을 포함하는 일체의 경험 또는 현상’이다. 의학적인 좁은 의미로는 단순히 ‘깨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의식기술이란 사람의 생각이나 상상하는 바를 실제로 느낄 수 있도록 실제 혹은 가상현실 속에서 구현시켜주는 기술을 말한다. 따라서 의식기술은 근본적으로 인간을 변화시켜야 하는 기술이다.

몸은 환경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고, 각 개인은 받아들인 정보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대로 몸과 환경을 조절해야 한다. 주변의 환경을 복합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상황인식situation awareness 기술이 필요하고 상호 간의 정보전달을 위하여 무선통신기술을 사용한다. 기술적으로 보자면 의식기술은 인간과 환경(기술)이 동시에 발전해야 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기계가 융합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계와 인간의 융합 그리고 인공뇌

인간과 기계의 물리적 융합은 이미 주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인공관절artificial joint 수술이나 달팽이 이식cochlear implant 수술을 받은 경우를 생각해보면 몸의 일부가 기술과 융합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계에 음성 인식, 인공 지능, 나노기술 등을 적용하여 인간의 특성을 갖게 하고, 반대로 건강 유지나 치료 목적, 생물학적 모니터링을 위하여 다양한 생체공학적인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하여 인간도 완벽한 유기체에서 점차 기계적 특성을 가진 인간-기계 복합체로 변해가고 있다. 한마디로 기계는 인간화되고 인간은 기계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40년이면 컴퓨터의 연산능력이 인간 뇌의 연산능력을 추월하게 된다. 이렇게 컴퓨터가 인간보다 우수해지는 시점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한다. 사람보다 컴퓨터가 더 뛰어나기 때문에 컴퓨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되고 인간의 복잡한 정신활동이나 감정 등도 표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지닌 인공뇌를 만들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인간-기계 융합이 현재와 같은 수준이 아닌 새로운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현재는 공상과학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앞으로 멀어야 30년 뒤면 현실이 될 이야기이다.

인공뇌를 만드는 기술에 대한 미래학자들의 예측에 따르면 외부의 기계를 생각대로 움직이게 하는 뇌-인터페이스가 2020년까지는 개발될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뇌를 로봇에 이식시키는 것은 2025년 정도면 가능하고, 아예 뇌의 기능을 회복시키거나 복사하는 것은 2030년이면 가능하게 될 것이며, 2035년이면 사람의 인격을 복사하여 로봇에 이식시켜 인공지능체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인공뇌를 만들어 인간의 몸과 융합시키고, 무선통신 기술과 환경 속에서 정보를 직접 수집하고 분석, 활용하는 상황인식 기술을 적용시키게 되면 현대인이 상상하기 힘든 능력을 갖춘 새로운 인류가 탄생하게 된다.

2012년 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지구의 미래 2045년 회의(Global Future 2045 Congress)’에서는 2045년까지 죽은 사람의 의식을 인공대리체(로봇, 사이보그, 아바타)로 전사시켜 살아 있을 때의 경험과 감정을 모두 가지고 살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살아갈 수 있는 신인류를 탄생시키겠다고 하였다. 현재 많은 과학자들이 이를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곁에 다가온 ‘의식기술’

의식기술은 이미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13년 글로벌 10대 트렌드’에는 로봇 이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팍스 로보티카Pax Robotica’와 사물 인터넷이 보편화된다는 ‘싱터넷thingternet 시장 확대’가 포함되어 있다. 인간의 몸을 대신하는 로봇과 외부 물건을 인터넷으로 조정하는 사물 인터넷 기술은 몸속에 설치한 장치를 내 몸처럼 사용하는데 꼭 필요한 기술이다.

이렇게 의식과 기술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정체성 문제이다. 의식기술사회에서 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는 생명체에는 현재와 같은 생물학적 인류인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뿐만 아니라 인간-기계 복합체, 그리고 포스트휴먼이라고 불리는 완전한 기계로 된 신인류 등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사람인가? 사람이 아닌가? 몸의 일부 형태를 바꾸는 성형수술이나 인공물로 대체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만일 우리 몸의 50% 이상을 기계나 인공물로 바꾸었다면 어떠할까?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눈에 띄는 피부를 플라스틱 피부로 바꾸었다면 어떠할 것인가? 로봇에 인간의 뇌를 이식한 경우는 또 어떠할까?

두 번째는 비용의 문제이다. 몸에 기계를 장착하거나 로봇에 인공뇌를 이식하는 것은 의료 행위인가, 아니면 기계의 수리와 같은 것인가? 여기에 사용되는 비용은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세 번째는 기계화를 통하여 기능을 개선한 인간-기계복합체나 신인류는 현재의 우리와 같은 생물학적 인류보다 더 우수한 생명체인가? 그렇다면 이들과 생물학적 인간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것일까?

어떠한 과학기술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의식기술의 활용도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준다는 명분으로 많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결과가 예측된다면 연구나 실용화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 의식기술이 어떻게 사용되는가는 미래의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는 가치에 대한 고민과 과학적 연구의 한계에 대한 기준,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식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한계에 대한 윤리적·사회적 담론이 필요한 때이다.







글·엄창섭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사)한국현미경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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