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스포츠클럽 국학기공, 21세기 화랑을 기른다

브레인 Vol.80

[인터뷰] 《중학생의 교육을 위한 국학기공 실행 연구》로 박사 학위 받은 최정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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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교육 | 김선영 기자 |입력 2020년 03월 04일 (수)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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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제17회 중앙행정기관 국학기공대회’ 개회식에서 시범 공연을 한 인천 부광중학교 국학기공 동아리 학생들 (사진= 김경아)


학교 스포츠클럽 국학기공, 21세기 화랑을 기른다"
[인터뷰] 《중학생의  교육을 위한 국학기공 실행 연구》로 박사 학위 받은 최정임 교사

우리나라 교육부는 학교에서의 생활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9년째 학교 스포츠클럽을 교육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정식 체육 종목인 국학기공은 2014년에 학교 스포츠클럽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고, 2018년부터는 21개 정식 종목 중 하나로 선정돼 전국 100여 개교에서 국학기공 학교 스포츠클럽 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에서 올해 뇌교육 박사 학위를 받은 최정임 교사는 25년 차 과학 교사다. 2011년부터 국학기공 수련을 시작한 그는 학교 스포츠클럽 시작 초창기부터 재직 학교에서 국학기공을 가르쳐왔다. 뇌교육 박사 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중학생의 교육을 위한 국학기공 실행 연구》에는 2018년 3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최교사가 함께한 국학기공 방과 후 수업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 《중학생의 교육을 위한 국학기공 실행 연구》박사논문 쓴 최정임 교사 (사진= 김경아)

Q. 과학 교사로서 생활 스포츠인 국학기공을 주제로 연구를 하게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2011년 개인적으로 국학기공 수련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게 너무 좋아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하나 배워 그 하나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시작했죠. 수년 동안 국학기공과 함께 성장해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국학기공이 대한민국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국학기공이 학교에서 수업으로 활용되는 속도가 느려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제가 학생들에게 국학기공을 어떻게 전했는지, 그로 인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체계화하고자 했습니다. 이 논문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바라는 교사 누구나 가르칠 수 있고, ‘나’를 찾고 싶은 학생 누구나 배울 수 있도록 국학기공을 대중화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Q. 21세기 들어 뇌를 중심으로 인간의 학습 기제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되면서 인지 중심 교육에서 신체, 정서, 인지 활동을 통합하는 전인교육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체육 교과 등, 신체 활동을 강조하고 있는데 선생님의 연구에서 몸() 교육은 일반적인 신체 활동보다 좀 더 확장된 의미인 것 같습니다.

학교교육이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단순히 체육 활동 시간을 늘리는 것 이상으로 몸에 대한 교육적 가치를 재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인全人은 인간을 이루는 모든 측면을 고려한 것이며, 그 모든 측면을 계발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을 전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마다 그 측면의 능력은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본 연구에서는 그러한 인간의 다양한 측면을 몸과 마음으로 정리하며 고어인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이 에서 나누어진 것이 현대어의 몸과 마음입니다. 원래 하나인 거죠. 그 뜻이 국학기공의 철학과 잘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 박사가 얘기했듯 자기 자신에 대해 느끼는 감각은 몸에 뿌리를 내리고 깊이 연관돼 있습니다.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감각 정보들을 지각하고, 생각하며,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은 몸을 중심으로 일어납니다. 이와 같이 자기 자신이라고 할 수 있는 몸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몸의 감각을 회복하고 일깨우는 활동은 세상을 살아가는 ‘나’를 깨우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동작을 통해 움직이면서 자신의 몸을 인지하고 몸의 감각을 회복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자신에게 벌어지는 상황을 알아차리고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을 ‘몸 감각 깨우기’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몸에 의식을 두어 몸을 느끼는 감각을 통해 몸과 마음의 협응 수준을 확장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Q. ‘몸 감각 깨우기’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발바닥에 대한 감각을 예로 들어볼게요. 서 있는 자세에서 발바닥을 의식하지 않는 한, 우리는 대부분 발바닥을 느끼지 못하고, 발바닥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발바닥을 느껴보게 하고, 또 그 느낌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처음에는 전혀 느낌이 없던 발바닥이 미세하게나마 느껴지고, 그 느낌이 점점 뚜렷해지면서 느낌의 작은 변화들을 체험하게 됩니다. 발바닥을 의식하게 되면서 관심을 갖게 되고, 발바닥의 존재감을 느끼고, 느낌의 반복적 시도를 통해 ‘아하!’ 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뇌교육 5단계 중 1단계의 ‘뇌 감각 깨우기’에 해당하는 것이며, 이 논문에서 말하고 있는 ‘몸 감각 깨우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몸에 대해 관심을 갖고 몸의 느낌에 집중하는 체험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타인의 시선에 의해 바라보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몸을 느끼면서 몸에 대한 내면적 관찰자의 시각을 갖게 됩니다.

수업 후 작성하는 소감문을 보면 국학기공 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몸에 대해 느끼는 감각이 점점 섬세해지고 구체적으로 변화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나의 몸에 대해 알게 된 점, 지금 내 몸의 느낌’을 묻는 질문에 첫 학기에는 ‘무거웠다’, ‘허리가 굽어 있다’, ‘중심이 잘 잡힌다’와 같은 표현들을 썼는데, 두 번째 학기에는 ‘고관절이 생각보다 잘 풀려 있는 거 같다’, ‘발목이 조금 아프지만 온몸이 풀린 거 같다’, ‘종아리와 발목이 아팠지만 종아리나 다리 전체가 시원해진 느낌이다’처럼 구체적이고 표현이 다양해집니다.

우리가 성장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나’라고 생각하는 의식의 지평을 확대하는 것이고, 그것은 밖을 향한 조망과 안을 향한 깊이라는 양편 모두에 있어서 경계의 확장을 포함합니다. 그런데 몸의 감각을 통한 느낌은 살아 있는 체험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 느낌의 범위가 확장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는 것이죠. 이처럼 몸의 감각을 깨우는 과정을 통해 ‘나’에 대한 인식이 지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Q. 몸 감각 깨우기는 가르치는 교사 입장에서 언어로 전달하기도 쉽지 않고, 학생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가늠하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 국학기공 수업은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몸의 감각을 깨우는 활동은 이미 알고 있는 동작들이지만 그 동작들이 주는 몸의 느낌을 터득해가는 과정과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으로 진행합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전수하기 위해 교사도 ‘~하듯이’라는 비유의 표현을 쓰고, 학생들도 상상을 통해 좀 더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상상을 통해 자신만의 느낌으로 재현하게 됩니다.

‘가슴 열기’라는 동작을 예로 들면, 먼저 학생들에게 ‘가슴 열기’ 동작을 몇 번 보여주면서 설명합니다. “가슴에서 겨드랑이 안쪽, 팔의 안쪽 라인, 손바닥으로… 숨을 내쉽니다. 후~!” 이렇게요. 그리고 제가 학생들과 함께 눈을 감고 다시 동작을 반복합니다. 그때 저는 멘트를 바꿉니다. “호스에 흐르는 물이 빠져나가듯이 기운이 흘러나갑니다. 스~~~” 이렇게요. 그러고 난 후 학생들이 수업 후 작성하는 소감문에 표현한 느낌은 학생마다 다릅니다. ‘시원하다’, ‘가슴이 쫙 펴지는 느낌이다’, ‘몸 안의 나쁜 기운 같은 게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등…. 실제로 나쁜 기운이 빠져나갔는지, 시원한지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학생들이 자신에게 집중한 상태를 몸의 느낌으로 체험하고, 고유한 자신의 느낌을 말과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는 거죠.

▲ 최정임 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학교 스포츠클럽 국학기공 방과 후 교실 연습 장면


Q. 자연보다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몸을 쓰고 몸에 관심을 갖도록 내적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수업에 오면 일단 재미있고 즐겁게 몸을 사용하게 합니다. 그리고 무조건 ‘잘한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박수를 치게 합니다. 누구하고 비교해서 잘하니까 박수를 치는 게 아니라 조금 전과 비교해서 조금이라도 더 잘하게 되면 칭찬해주고 다 같이 박수를 칩니다. 예를 들면 발차기를 했을 때 “어제보다 어떤 것 같아? 좀 더 높이 올라간 것 같아?” 하고 학생에게 물어보고 스스로 변화를 느끼게 하고 인정하게 합니다.

생각해보면 수업 시간에는 박수를 칠 일이 없죠. ‘조용히 해, 똑바로 해, 뒤로 나가, 시험 본다’ 이런 말들만 쓰는 것 같아요. 박수 문화. 별 특별한 기술이 아닌데 박수 문화는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는 수업 분위기를 형성하며 ‘아! 내가 해냈구나!’, ‘다들 나를 응원하는구나!’ 하며 스스로를 기특해할수 있는 촉진제 역할을 합니다.

Q. 보이는 몸을 통해 보이지 않는 마음과 소통하고 자신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청소년들이 삶의 주인으로 성장하는 기반이라 생각됩니다.

국학기공 수업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에게 ‘자신에 대해 알게 된 점’에 대해 물었더니 ‘마음’을 이야기하더라고요. ‘대회 연습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애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회 연습하면서 힘들어도 마음을 내면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는 이런 이야기들이죠.

‘마음가짐’의 변화를 자각하기도 합니다. 국학기공 수업이 마음가짐을 올바르게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냐는 면담에서 ‘처음에는 사소한 건 대충대충 하자였는데, 지금은 사소한 일에도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바뀌었다는 걸 알았다. 미술을 할 때 처음에는 그냥 다 대충 때우고 끝내자 생각했는데, 이번에 미술을 할 때는 스케치인데도 열심히 하는 저를 보고 느꼈어요’라고 이야기하는 학생처럼요.

Q. 국학기공의 확산이 전인교육을 실현하는데 있어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국학기공이란 학생을 전인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전인적 성장을 목적으로 하며 그동안 학교현장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룬 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국학기공이 공교육에 널리 확산된다면 몸과 마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말 그대로 온전히 ‘하나’인 사람을 키워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자기 자신 안에서 이뤄지는 ‘하나’, 자연과 모든 생명체와 연결되는 ‘하나’를 뜻합니다. 또한 사람을 이루는 몸과 마음, 더 나아가서 그 사람의 영혼까지를 전인으로 바라보며 이끌 수 있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인 저도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학생과 함께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글. 국제뇌교육협회 김지인 국제협력팀장 / 사진. 최정임 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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