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신화엔 고객만족 마인드가 있다

뇌 2003년 9월호

CEO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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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 기자 |입력 2013년 01월 09일 (수)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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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시장으로 통한다’, ‘모든 것은 고객으로 통한다’.

단순한 이 두 문장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특징을 정리할 수 있다. 자본주의 시장처럼 상벌이 명쾌한 곳도 없다. 시장의 변화를 읽고 고객의 필요(needs)를 정확하게 공급하는 데 성공한 사람에게는 포상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벌이 주어진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승리의 역사는 고객감동의 역사이다. 또한 단순히 고객의 불편을 해결하는 데 주의를 기울인 사람들보다 고객의 기대 수준을 뛰어넘은 서비스로 승부를 건 사람들의 스토리가 더욱 인상적이다. 고객만족 120%에 도전한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자.

“인간이 이 행성에 존재하는 한 팽팽한 긴장, 갈등, 위기가 공존하게 마련이다. 우리가 이러한 시도를 더 잘 예견할수록 또 그러한 갈등에 더 성실하게 대처할수록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진정한 조율’이 존재한다.”

하워드 가드너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저서 <굿 워크Good Work>의 한 대목이다. 긴장, 갈등 그리고 위기가 발생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시장과 고객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고객감동이란 단어는 사업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사업가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모두가 어떤 면에선 한 사람의 기업가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미래를 전망하고, 고객의 변화를 읽고, 고객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기업가라고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델 컴퓨터 마이클 델 회장

불필요한 단계를 없앤 델 컴퓨터

90년대 미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과 투자수익률을 기록한 회사는 델 컴퓨터이다. 1984년 텍사스대학 1학년 때 단돈 1천 달러로 사업을 시작해 이를 세계 5백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사람이 마이클 델 회장이다. 델은 어릴 때부터 세상에는 불필요한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 왔다. 그는 생산자와 고객 사이에 중간 판매상이 꼭 있어야 하는가 의문을 품었다. 그런 평소의 의문이 사업화로 연결된 것이 델 컴퓨터이다.

“내가 세운 델 컴퓨터는 ‘직접’이란 진정한 의미에 주목했다. 즉 고객들에게 ‘직접’ 컴퓨터를 팔고 공급업체와의 거래도 말 그대로 직거래를 한다. 사원들과의 대화도 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피한다. 간접적인 접근에는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중간 단계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다이렉트 방식’이라 부른다. 그래서 델 컴퓨터의 사훈도 ‘다이렉트 투더 톱Direct to the top’이다”

마이클 델 회장이 델 컴퓨터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새로운 각도에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마이클 델 회장은 “남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는 기회를 끝까지 찾아내 그것을 실제로 이용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색다른 방법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사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꼭 천재적인 감각을 가져야 할 필요는 없다. 또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힘주어 강조한다. 비즈니스의 황금률은 주고받는 것이다.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 비즈니스의 본질.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중간 단계를 없앨 수 있다면 고객의 불편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고객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다.


슈퍼퀸 피어갈 퀸 회장

고객이 다시 찾을 때까지, 부메랑 법칙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인 식료품 체인점 슈퍼퀸 Superquinn도 주목할 만하다. 이 기업은 피어갈 퀸이 창업한 아일랜드 최고의 식료품 체인점이다. 직원 5천5백 명, 매장 면적 1만2천 평으로 규모면에서 그다지 큰 기업은 아니다. 그렇지만 슈퍼퀸은 ‘고객감동’이란 용어가 경영의 핵심 주제로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고객감동을 기업이념으로 승화시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피어갈 퀸은 이미 1950년대에 ‘비즈니스는 고객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당시에 그는 더블린 근교의 해변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일을 도와 호텔 내에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 퀸이 자기 사업을 하게 되었을 때 그가 사업세계에서 목격한 것은 모두들 고객중심 회사라고 떠들지만 고객중심주의를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점이었다. 현장 체험과 굳건한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중심주의를 고수한 퀸은 고객중심주의를 부메랑과 골프에 빗대 설명한다. 
“고객중심주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첫 번째 법칙은 바로 ‘고객이 다시 찾게 하는 것’이다. 고객이 다시 찾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부메랑 법칙’이다. 현재 대부분의 비즈니스 방식은 최대한 공을 멀리 날려 보내는 골프와 비슷하다. 부메랑 법칙을 진지하게 고민하여 실천에 옮기면 비즈니스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경영의 포인트를 단기간의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맞추고 있는가, 아니면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이 언제라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데 맞추고 있는가는 기업 경영의 매우 중요한 차이를 만든다.  

“돼지고기 한 근이요? 알겠습니다. 음… 약간 초과했는데, 괜찮죠?”
식품 매장의 직원들은 매사가 이런 식이다. ‘고객이 주문한 양보다 가능한 많이 팔아라. 그래야 남길 수 있다’. 이것은 세일즈맨이 취할 수 있는 일반적인 판매방식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러한 전통적인 판매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고객들은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그리고 돈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세일즈맨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피어갈 퀸은 이러한 직원들의 모습을 목격한 후 훌륭한 세일즈맨은 고객에게 더 많이 사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이 다음에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교육하고 경영원칙으로 운용해 왔다.



패코스틸 백영중 회장

고객중심주의 NO, 고객전부주의 지향

백영중은 패코스틸 Paco Steel의 창업자이자 회장이다. 패코스틸은 아이빔을 생산, 판매하는 철강업체로 1974년 창업했다. 창업 3년 후인 77년에는 미국 서부 7개 주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할 만큼 고속 성장했다. 패코스틸은 수많은 창의적 기술과 공법을 개발, 5개의 미국 연방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백회장이 1980년에 개발한 주름잡이빔(Corrugated Beam : 주름잡힌 함석판이 강도가 높아지는 원리에 착안한 것으로 같은 두께의 철판이라도 주름을 잡으면 강도가 두세 배 강해지고 무게가 25~30% 이상 줄어드는 이치를 활용한 빔)은 세계적인 개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는 연간 매출액이 약 2억 달러에 달하여 미국 전체 경량철골 분야에서 6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칸소 공장을 비롯해서 LA, 시카고 등 미국 전역에 8개 물류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백 회장은 1975년에 서부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하여 3년 만에 시장의 50%를 장악했는데, 이토록 짧은 시간에 시장공략에 성공한 비결에도 고객중심 마인드가 숨어 있다. 패코스틸의 영업 기반이 되는 독특한 철학, 그는 이것을 ‘고객전부주의’라고 부른다. 197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좋은 물건을 만들기만 하면 잘 팔린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대다수 사람들이 고객을 봉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윤을 남겨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던 시절에 그는 이러한 관념을 뛰어넘어 ‘고객전부주의’를 실천에 옮겼다. 단순히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첫째도 고객, 둘째도 고객, 셋째도 고객’이란 생각을 실천했다는 말이다. 아마도 이 정도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행동뿐만 아니라 잠재의식의 밑바닥까지 고객, 고객, 고객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물건을 팔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저 고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를 먼저 고민했다. 고객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충분히 고려한 뒤에 물건을 팔다 보니 고객과 마주앉기만 해도 그 사람이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바라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자연히 고객의 반응에 따라 바로 대응할 수 있고 상담 속도나 결정 속도가 빨라졌다.”

그는 고객을 단순히 물건을 팔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부딪혔던 것이다. 그는 어떤 고객에게든지 우리 회사의 물건이 좋다고 얘기하기보다는 우선 그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고객에게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했다. 제품과 관련이 있든 그렇지 않든 고객이 원하는 것이라면 그의 능력을 최대한 동원해서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그의 ‘고객전부주의’는 영업에서 큰 효과를 발휘했고 그는 항상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곤 했다. 그러나 ‘고객전부주의’가 가장 큰 힘을 발휘한 것은 유통 분야에서였다. 그가 오늘날과 같이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고객과의 배달약속을 정확하게 지켰다는 데에 있다. 그는 사업초기부터 고객과 약속한 시간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킨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 그는 엔지니어로 활동할 때는 연구와 아이디어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지만,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언제나 고객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원칙을 넘어선 행동과 실천이 비결

지금까지 세 명의 기업가들이 자신의 비즈니스를 통해서 고객감동을 실천에 옮긴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들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모든 성공한 비즈니스에는 어떤 형태로든 고객감동의 스토리가 숨어 있다. 그러나 고객감동이 단지 삶의 원칙에 그쳐서는 안 된다. 행동과 실천을 통해 습관으로 굳게 자리 잡아야 한다. 그 때 비로소 혁신이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고객은 어떤 점이 불편할까?”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객에게 최고의 감동을 주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이런 질문들이 입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라. 언제 어디서나 이런 질문들을 던지고 적절한 해답을 찾아보라. 그때 비로소 성공 스토리가 결코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님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글│공병호 gong@gong.co.kr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 <공병호의 독서노트> 등 40여 권의 저서를 냈다. 자기 혁신과 경영, 경제 전반에 대한 대중적인 글쓰기와 경영컨설팅, 강연,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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