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29편] 두뇌의 보약, 잠

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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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오주원 기자 |입력 2018년 05월 24일 (목)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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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잠을 좋아한다. 뇌의 입장에서 잠은 보약과 같다. 하루 종일 공부하고 놀고 일하느라 지친 뇌라도 하루 저녁 깊은 잠에 푹 빠졌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두뇌의 피로가 싹 사라져버린다. 얼마나 잠을 잘 자느냐는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 잘 자고난 날 아침은 몸이 가볍고 기분이 좋고 의욕이 솟는다. 반대로, 잠을 설친 날은 몸이 무겁고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짜증이 난다. 잠은 신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서사회적 능력 및 인지능력과도 관련된다는 측면에서 아이들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러 연구결과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취침 시간이 늦고 수면 시간 또한 짧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부모들은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늦을 것을 걱정해 결국 화를 내면서 아이를 깨우게 된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경우 잠도 덜 깬 아이를 들춰업고 나서기도 한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아이를 재우고 깨우는 일이 어려운 숙제가 되어버린다.

# 아이들은 왜 푹 자야하는가? 잠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잠을 잘 때는 성장호르몬이 집중적으로 분비된다. 성장호르몬은 수면 때가 깨어있을 때 보다 2~3배 많이 나온다. 특히 숙면 상태에서는 낮에 비해 4~5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시간적으로는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집중 분비된다. 따라서, 컴퓨터 게임, 공부, 불빛 등으로 제 때 잠을 이루지 못하면 키가 클 중요한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잠이 부족할 경우 성장호르몬의 부족으로 키가 자라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정서발달, 행동조절, 인지발달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연구결과들은 잠이 부족한 아이들의 경우 잠을 충분히 잔 아이들에 비해 우울, 불안, 과잉행동, 공격성 등의 부정적인 정서가 많이 나타나고, 인지수행능력과 과제수행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학습능력의 저하를 유발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5세 이전에 잠자는 시간이 짧았던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던 아이들에 비해 성장하면서 과잉행동을 더 많이 하고, 충동성이 더 많이 나타나고, 인지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수면과 기억력의 관계에 관한 연구들은 학습에서 수면의 역할을 강조한다. 외부 정보를 받아들인 뇌는 새로운 지식의 신경회로를 구성하는데, 일단 시냅스가 만들어지면 최소한 몇 분 동안 비슷한 신경 자극이 없어야 시냅스가 강해진다. 이는 정보가 새로운 신경회로를 구성해 튼튼하게 자리 잡기까지 뇌에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뇌 뉴런은 일정 시간 이상 계속 자극을 받으면 반응을 하지 않는 불응기가 있는데, 이 불응기는 지친 대뇌 뉴런을 쉬게 해주는 시간이다. 따라서 수면은 뇌가 계속 자극을 받아서 피로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면 공부가 잘 안 된다. 더구나 수면은 뉴런에 휴식을 줄 뿐 아니라 해마를 통한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견고하게 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충분하게 자는 것이 오랫동안 기억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 어떻게 아이들이 잘 자게 할 수 있을까?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 산만한 아이, 불안한 아이들은 잠을 잘 못 잔다. 잠을 자기 위해서는 모든 신체기능들이 서서히 이완되고 두뇌의 각성 수준이 떨어져야 한다. 낮 시간에 자극을 받아들이고 흥분되었던 뇌가 계속 진정이 되지 않거나 낮 시간에 받은 스트레스가 잊히지 않아 생각이 꼬리를 물고 떠올라 뇌가 쉬지 못한다면 불면의 밤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잠을 편히 잘 수 있도록 긴장을 풀고 이완모드로 들어가야할 필요가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깊은 잠을 자기 위한 일련의 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잠들기 몇 시간 전부터 서서히 두뇌에 들어오는 자극의 양을 줄여 뇌를 편안하게 한다. 거실의 조명도 반으로 줄이고, TV소리도 조금씩 낮추고, 움직임의 양을 줄이고, 너무 뛰지 않게 한다. 아이들은 아직 스스로 감각을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가 예측할 수 있는 일상의 규칙을 만들어 환경을 조절 할 수 있다.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잠옷을 갈아입고, 함께 잠을 잘 인형을 선택하고, 엄마가 읽어 줄 책을 고르는 등의 규칙을 만들고 매일 지켜나간다. 

또한, 낮시간 동안 몸을 많이 쓰는 활동을 하게 되면 보다 쉽게 잠자리에 들 수 있다. 잠자기 전 엄마 아빠가 아이를 꼭 안아주는 것도 효과가 있다. 포옹은 아이들로 하여금 안정되는 느낌과 진정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 당연히 부모와의 관계는 더 좋아진다. 좋은 향의 로션이나 오일을 이용해 맛사지를 해주는 것도 진정효과가 있어 수면에 도움이 된다.

몸을 이완하는 동작이나 호흡도 좋다. 똑바로 누워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기를 반복한다. 이때 엄마나 아빠가 아이의 단전에 손을 올려놓고 복식 호흡을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듯, 엄마아빠의 애정 어린 맛사지와 따뜻한 손길이 함께 하는 밤 시간은 상처받은 영혼이 치유되는 시간이다. 이런 치유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도 된다.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진심으로 마음과 마음이 만나지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아이는 낮 동안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깊은 잠에 빠져들어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글. 오주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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