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현의 감정코칭 이야기 1편] 입안의 혓바늘과 같은 마음의 상처

하나현의 감정코칭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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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하나현 기자 |입력 2018년 05월 21일 (월)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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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혓바늘이라는 것을 경험해 본 사람은 한 두 번은 있을 것이다. 나도 한번은 혓바늘이 난적이 있다. 좀 심하게 난 탓인지 말할 때마다 이에 걸려 찌릿찌릿 온 뇌를 진동시키는 듯 했다. 이가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입을 살짝 벌리고 있으려니 침이 새어나오고 입을 닫고 있자니 1초 1초가 괴로웠다. 하루종인 온 신경이 입 안에 쏠려 있고 일에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냥 스치기만 해도 아프니까 온 몸의 감각은 사라지고 그곳만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마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싶다. 마음에 상처가 난 부분은 감각이 아주 예민하다. 그곳을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상황이 발생하면 많이 감정이 격렬하게 올라온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입게 되면 다음 사람을 만나더라도 이 사람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나를 떠나가지 않을까 온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나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큰 사람은 권위적인 사람에게 유난히 위축되고 눈치보게 되는 것은 흔한 예이다.

 비슷한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 과거에 겪었던 고통스러운 감정과 똑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면 예전에 익숙했던 행동패턴대로 무의식중에 행동하기가 쉽다. 과도하게 흥분하며 예민해지기도 하고 또는 불안과 상실감에 자신이 쓸모없고 사랑받을 만하지 않다고 여기거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인간관계를 단절하게 되기도 한다. 평소에는 감정을 잘 조절하고 현명하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오던 사람들도 상처가 자극되는 상황에는 이런 능력을 잃어버리고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뇌에서는 편도체(Amygdala)와 관련이 있다. 편도체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끝부분에 달려 있고 기억에 정서라는 색깔을 입힌다. 특히 공포, 불안, 두려움과 같은 정서반응을 일으키고 저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편도체가 흥분되면 몸을 각성시키는 역할을 하는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몸 전체가 순식간에 경계태세를 갖추게 된다. 뇌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원래 뇌에 만들어져있던 습관적인 반응(Habitual Responses)을 나타나게 된다. 생각할 시간도 없고 당장 대처해야 된다고 여기기 때문에 이성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Frontal lobe)이라고 하는 부분은 멈추고 편도체가 주도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다시 혓바늘 이야기로 돌아가면, 혓바늘은 마치 나의 입속에서 “나 여기 아파. 문제가 생겼어. 나 좀 돌봐줘.”라고 외치는 듯 했다. 골치아프게 하는 문제거리가 아니라 '뭔가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혓바늘을 치료하려면 약을 먹거나 바르는 방법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동안의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 영양의 불균형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풍부한 영양과, 충분한 휴식, 스트레스 없는 정신적 생활이 해결책이라는 뜻이다. 역시 혓바늘은 내 몸의 컨디션을 말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의 상처가 건드려지면 불안함과 뭔지 모를 초조함, 기분이 쳐지는 듯 한 느낌과 같은 감정이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여기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다고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내가 사랑스럽지 않다고 여겨지고, 못나 보이고 그럴 때, 감정이 올 때는 이렇게 해보자.

1. 감정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감정은 일어나지 말아야할 성가신 어떤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어떤 것들이 충족되거나, 충족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것들이다. 일단 내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이때 이름을 붙이면 좋다. ‘엇, 갑자기 슬퍼지네.’ ‘가슴에서 불안이 올라온다.’등등 감정에 적절한 이름을 붙여 자신에게 설명해주자.

2. 있는 그대로 수용하자.
알아차린 감정을 섣불리 없애려한다거나 외면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자. 감정은 나쁜 게 아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은 나쁜 감정으로 인식하기가 쉬운데 그러다 보면 감정이 일어나는 상황도 싫어지고 감정적인 자신도 싫어지게 된다. 그저 ‘아, 그래 그런 마음이 일어날 수도 있지.’ ‘내안에 이런 마음이 일어난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받아들였을 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가 쉽다.

3. 변화를 취해보자.
앞의 두 단계를 건너왔다면 그 다음단계는 부드럽게 진행될 것이다. 방향은 두가지다. 환경을 바꾸거나, 나를 바꾸거나. 환경을 바꾼다는 말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해간다는 뜻이다. 권위적인 상사에게 혼이 많이 나서 위축되고 불안하다면 회사를 바꾸든, 덜 혼나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다른 방향은 내 마음을 다독이고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는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다.

상처를 치유하는 때 할 수 있는 방법은 상처받은 그때의 나를 제 3자의 내가 되어 위로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로부터 진정한 위로를 받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그것을 내가 나한테 해주는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고 거절당한 기억 때문에 흐느껴 울고 있는 그때의 내가 있다면 마음속에서 조용히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이다. “그때 많이 아팠지? 그럴만해. 그래도 넌 그때 일로 많이 성장했어.” “넌 최선을 다했어.” “어릴 때 너는 무섭고 많이 두려웠을거야. 네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어. 위로 받아야 할 사람은 너야.” 이렇게 말이다.

혓바늘을 치료하려고 하다가 건강해지는 것처럼 상처를 치료하려고 하는데 마음전체가 건강해지는 이점이 있을 수 있다. 그때그때 올라오는 몸의 신호, 마음의 신호를 잘 알아차리고 나부터 나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보자.


글. 하나현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기반감정코칭학과 교수

정신과 전문의이자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기반감정코칭학과 전임교수. 고용노동부 지원 감정노동캠페인을 통해 전국 800만 감정노동자들을 힐링하기 위한 심신힐링 뇌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뇌를 활용한 감정코칭을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를 힐링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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