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를 지배하려는 남자, 2세와 소통하려는 여자

브레인 Vol. 26

남자의 뇌, 여자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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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는 원시인들이 입에서 입으로 먹이를 주는 행동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양육을 여성의 특권으로만 여기지 말자. 키스를 잘하는 남성은 아이를 양육하는 데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단지 알고 지나가야 할 것은 본능적으로 2세를 대하는 남성과 여성의 다른 소통구조다. 

아이를 양육하는 경험을 함께 나누는 것만큼 남성과 여성을 가깝게 해주는 일은 없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양육에 대한 관점에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매우 극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영장류는 성별에 따라 다른 종류의 어버이 행동을 하게 되며, 그러한 차이는 성별에 따라 다른 뇌의 편향성을 반영한다.

세상을 경쟁과 지배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지시하는 남성의 뇌는 2세에게 부인의 애정을 빼앗겼다고 느끼며 2세에게 명령을 함으로써 사회적 위계관계로 대체하려 한다.

학습적인 남성의 애착, 자연적인 여성의 애착
어머니와 아기가 맺게 되는 애착이 자연적이라면, 아버지와 아기가 맺는 애착은 사회적이다. 여성의 뇌는 호르몬과 상호작용에 의해 아기와의 애착관계가 강화된다. 예를 들면 유아의 울음은 어머니의 젖꼭지를 단단해지게 만든다. 옥시토신이라는 물질의 분출을 자극해 아기에게 젖을 먹이게 하기 위함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윌슨은 젖을 주는 것보다 안아주는 행동이 보다 중요한 어머니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즉 아버지도 아기를 자주 안아준다면 어머니가 하는 역할을 어느 정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아버지들은 안아주는 행동의 중요성을 학습하기 시작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학습한다’는 점이다. 남성들의 뇌 속에는 자연스럽게 신체적으로 접촉하는 행동경향이 거의 없다. 그들은 오로지 의식적으로만 양육행동을 할 수 있다. 그런 남성들이 학습을 통해 의식적으로 자녀와 유대관계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현대사회가 여성들에게 가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압력의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어머니에게 요구되는 수많은 역할들은 유아의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 이러한 유아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장소는 아버지의 품뿐이다.



가르치려는 남성의 욕구, 이해하려는 여성의 욕구
자긍심이 강한 아버지에게 새로 태어난 아기는 흥분을 유발시키는 새로운 프로젝트다. 아버지는 아기가 혼자 몸을 뒤집고 기어다닐 정도가 되었을 때 자신이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는다. 아버지가 아기를 가르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착각을 하곤 한다. 자신의 아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착각이다. 아이는 이제 겨우 손바닥으로 밀어야 기어다닐 수 있는 상태인데 아버지는 아이를 서게 하려 노력한다. 아버지와 아기가 상호작용을 시작할 때 바로 아버지의 문제 행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코 비틀기, 흔들기, 돌리기 등도 이에 포함된다.

어머니가 아기를 현재 상태에 맞게 두려는 반면, 아버지는 앞으로 다가올 상태에 보다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아기들은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받기보다는 쌍방의 교류를 원한다. 가르치려는 욕구가 아이와의 소통의 욕구를 앞서지 않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어머니는 비언어적 상징과 분위기에 예민해 아기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한다. 여성은 양육에 온 신경과 감각을 활용하며 아기의 울음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구별한다. 만지고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는 것 등에 대해서도 예민하다. 어머니는 최소한의 비언어적 행동으로 아기와 의사소통한다.

놀기 위해 안아주는 남성, 달래주기 위해 안아주는 여성
여성이 자신의 여성성을 양육에 적용하듯이 남성은 자신의 남성성을 양육에 적용한다. 아버지는 아기와 놀기 위해 안아주며, 어머니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안아준다. 아기가 남성의 놀이에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 지루해하는 것은 아기가 아니라 아버지다. 아버지는 지루해지면 텔레비전 리모컨을 찾는다.

텔레비전을 켜놓고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기를 보며 아기가 텔레비전을 좋아한다고 우긴다. 하지만 아기가 원하는 것은 텔레비전이 아니다. 텔레비전을 원하는 것은 아버지 자신인 것이다.

결국 아기는 언제나 변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어머니에게 되돌아간다. 어머니는 아기의 요구를 이해하는 반면, 아버지는 자신의 편의에 따라 합리화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아버지는 아기가 졸거나 잠이 들려고 할 때 갑자기 재미있게 해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때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쉽게 할 수 있는 아기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일에 아버지는 번번이 실패하곤 한다.

하지만 기죽을 필요는 없다. 부모로서 남성과 여성의 능숙함 차이는 근본적으로 뇌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남자에게 부모 역할은 보다 힘이 드는 일인 것이다. 예외가 있다면 바로 할아버지의 경우다.

할아버지는 자식보다 손자에게 훨씬 애정을 쏟고 여성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이 역시 나이 들면서 남성 호르몬 수준이 감소하는 데 따른 현상이다.

원시시대 여성은 자기 시간의 70퍼센트를 아기와 신체적으로 접촉하는 데 보낸 반면, 현대사회에서는 25퍼센트 정도라고 한다. 부족한 신체접촉은 아기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아기에게 어머니만으로는 부족한 신체적 접촉시간을 아버지가 채워주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 현대사회 구조 속에서 양육자로서 아버지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도움받은 책·《브레인 섹스》 앤 무어, 데이비드 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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