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행위와 사랑을 조절하는 뇌 호르몬

뇌 200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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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감정적인 것이다. 잔잔하고 부드럽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격렬하게 우리의 가슴에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그러나 뇌 신경학자들은 사랑이라는 감정도 따지고 보면 다분히 뇌의 활동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사랑을 유발하는 감정이 대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의 작용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을 관장하는 뇌 호르몬 혹은 신경전달물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사뭇 곤란해진다. 우선 사랑의 감정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데다, 이러한 감정이 단순히 하나의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신경회로와 다양한 호르몬, 신경전달물질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랑과 성적 욕망을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지만 성적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신경체계에 대해서는 일부 알려져 있다. 물론 성적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생식 기능이 가능한가가 가장 기본이 될 것이다. 따라서 생식기관의 발생과 성 분화를 조절하는 시상하부의 성선호르몬자극호르몬(GnRH)-뇌하수체의 성선호르몬-생식소의 성 호르몬으로 이루어진 생식내분비 축의 정상적인 기능이 우선되어야 한다. 

인간이 가족을 이루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성적불능은 치명적인 결함이 되기 쉽다. 때문에 성기능을 복원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의학적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노력은 주로 비뇨기과를 중심으로 한 생식기의 기능 향상에 맞춰져 왔는데, 좀 더 효과를 보려면 뇌기능의 촉진 즉 성적욕구를 유발시키는 호르몬 치료와 병행해야 한다. 

일부 동물실험에 의하면, 성호르몬을 투여한 조건에서 성선호르몬자극호르몬 GnRH을 주입하면 성행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GnRH가 생식내분비 기능뿐 아니라 성적 행위 조절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성적 욕구는 또한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신경계와 관련이 있다. 잘 알려진 최음제 중 하나인 요힘빈Yohimbine은 노르아드레날린 신경계 알파아드레너직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약류로 분리되는 몰핀은 중추 신경계의 오피오이드 계열 신경계에 작용하여 성적 욕구를 억제한다.

동물실험에서 잘 알려진 성욕촉진 신경계는 바소프레신인데, 특히 바소프레신은 수컷의 성적 행위를 촉진한다. 바소프레신은 성욕을 유발하는 시각, 후각 기능을 증진시키며, 뇌간 및 척추 신경계를 자극하여 직접적인 성행위를 유발한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바소프레신이 사회적 행위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일부다처제인 들쥐에 바소프레신을 투여하면 일부일처제를 고수하지만 바소프레신 수용체 억제제를 투여하면 다시 일부다처제로 돌아가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바소프레신이 인간사회에서도 이와 같은 기능을 유지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상대방을 안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 개입하는 모성호르몬 옥시토신과 더불어 바소프레신이 사랑의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열쇠가 아닌가 추측하게 된다.

글│성재영 전남대학교 호르몬연구센터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독일 괴팅겐의대에서 박사후 연구원(Post-Doc)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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