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상식]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순간, 왜 황홀할까?

오늘의 두뇌상식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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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개에 달하는 뇌 대부분 부위가 활성화될 때는 언제일까? 바로 오르가슴을 느꼈을 때다. 성적 자극으로 흥분이 절정에 올랐다는 뜻의 오르가슴. 그 순간에는 '굉장히 황홀한' 느낌이 든다. 이런 황홀함,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자의 뇌 속은 불꽃놀이 중

오르가슴은 우리 몸이 자신이나 타인에게서 오는 성적 자극, 특히 성기의 애무를 받을 때 자연스레 나타나는 대뇌 변연계의 자율 생리반응이다. 다른 사람과의 성적 자극으로 오르가슴을 느끼면 남녀 뇌 촬영 결과가 비슷한 변화를 보인다. 대뇌피질은 넓은 부위에서 대사 활동이 감소하고, 대뇌 변연계에서는 신진대사가 증가하기도 한다.

미국 럿거스대학(Rutgers university)의 배리 코미사루크(Barry Komisaruk) 박사는 fMRI로 여성이 성적 흥분 상태에서 절정을 거쳐 다시 진정되기까지 5분간 뇌의 움직임을 촬영했다. 뇌의 각종 부위가 2초 간격으로 검붉은 색에서 점차 하얀색으로 변해간다. 특히 여성이 오르가슴에 이르면 뇌의 색은 하얀색과 노란색을 띤다.

여성이 오르가슴에 이르면 먼저 뇌의 감각피질이 활성화되고 이어 감정과 장기기억을 관장하는 변연계가 움직인다. 그리고 절정에 가까워질수록 소뇌와 전두엽이 크게 활성화된다. 특히 절정은 옥시토신이 분비되는 시상하부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 쾌감과 보상을 관장하는 측중격핵도 함께 활성화된다.


‘섹스하게 될 것이야’라는 기대만으로도…

성기를 자극한 지 2~4분 후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남자와 5~20분 걸리는 여자. 오르가슴 지속시간은 남자 평균 10초, 여자 평균 10~90초가량이다. 합쳐서 25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뇌 속에서는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진다.

남성은 '섹스하게 될 것이다'는 기대만으로도 혈액 속 바소프레신 농도가 5~10배정도 높아지고, 바소프레신은 다시 성욕을 촉진하는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게 한다. 여자도 성적 자극을 받으면 바소프레신을 분비하지만, 소량에 불과하다. 대신 옥시토신이라는 전달물질을 분비하게 된다.

호르몬이 분비되면 혈압이 올라가며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빨라진다.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은 남성과 여성의 신체가 본격적인 성행위를 할 수 있게 한다. 이제 다시 바소프레신은 농도가 떨어지며 옥시토신의 혈중 농도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옥시토신과 프로락틴, 그대가 바로 주인공

평소보다 옥시토신 농도는 3배쯤 높아지고 호흡이 40배 정도 빨라진다. 호흡 60회, 맥박 분당 180회, 혈압 220, ‘천연 환각제’인 도파민과 엔도르핀 농도도 짙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옥시토신 농도가 최대치에 이르는 순간, 오르가슴에 도달하고 프로락틴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남자와 여자 모두 잠깐이지만 의식이 희미해지며 자제력을 잃는 황홀감에 빠진다.

옥시토신 농도가 짙을수록 오르가슴 강도는 세진다. 옥시토신을 흡입한 뒤와 반대로 옥시토신 작용을 억제하는 약제를 먹은 뒤 자위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옥시토신을 흡입했을 때, 실험지원자는 한 명도 예외 없이 오르가슴에 도달했다. 반대 경우에는 오르가슴을 느끼더라도 최고조의 기쁨과 쾌감을 느끼진 못했다.

만족감과 편안함, 애정을 전달하는 호르몬인 프로락틴도 절정의 강렬한 느낌에 일조한다. 절정에 달하자마자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프로락틴은 오르가슴 때 강렬한 만족감을 만든다. 자위할 때는 프로락틴 농도가 짙어지지 않고, 다른 사람과 섹스할 때만 짙어져 만족감을 네 배 이상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런 좋은 기분은 오래가지 않고 약 1분 후, 오르가슴에 관여한 호르몬 절반가량이 분해되면서 서서히 가라앉는다.

글. 김효정 manacula@brainworld.com
도움. 《호르몬은 왜》, 마르코 라울란트 지음, 프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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