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맘대로 여행] 뉴질랜드의 선물, 러브 마이셀프 <1>

브레인 Vol.74

뇌맘대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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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한가요?"
라는 물음에 자신 있게 "네!"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눈 앞 신호등의 그린라이트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달리고, 지하철 어느 칸이 환승에 가장 효율적일지 계산하며 바쁘게 사는 대한민국 현대인. 그런데도 우리나라 행복도는 OECD 가입국 중하위권입니다. 속도만 빠르게 내는 게 아니라, 자신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방향으로 살고 있는 것인지 점검이 필요한 건 아닐까요? "Love myself(자신을 사랑하라)." 스스로를 깊이 사랑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 뉴질랜드로 명상여행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첫 번째 이야기: 생명의 땅 뉴질랜드, 촉촉하게 스며들다.

▲ 선명한 뉴질랜드의 아침. 매일 매 순간 변화하는 천연의 색감에 뇌가 깨어난다.

뉴질랜드의 첫 관문인 오클랜드 공항에서 내려 하늘을 보면 투명하리만치 선명한 하늘빛에 놀랍니다. 막 짜낸 물감으로 그려낸 듯 진한 하늘과 손에 잡힐 듯이 가까운 구름이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숨을 쉬면 맑은 공기에 두 번 놀랍니다. 아니, 공기가 달다니요! 그 넓은 땅 곳곳을 덮은 숲에 들어서면 또 어떻게요? 구불구불하게 서로 감싸 안은 나무들이 진한 생명력을 뿜어냅니다. 정형화되고 인위적으로 다듬지 않은 태초의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우리나라의 약 2.5배에 달하는 27만㎢의 영토 중 3만 km2 가 뉴질랜드 국립공원으로 보호받고 있는데요. <반지의 제왕> <아바타> 등 영화의 배경이 된 이유를 알게 되실 것입니다.

전직 기자로서 대한민국의 곳곳을 취재하던 필자는 ‘명상 여행’ 이라는 이름에 이끌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적도 너머에 발을 디뎠습니다. 뉴질랜드 명상여행을 통해 자연을 느끼고, 스스로를 만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명상 트레이너이자 가이드로 일하며 약 2년 반을 그 천혜의 땅에서 지냈습니다. 

명상여행 가이드로서 가장 기뻤던 것은 그 원시의 자연을 많은 분들께 안내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투명한 햇살과 솔라 에너지(solar energy)가 여과 없이 전해지거든요. 비가 쏟아지고서 그친 하늘에는 고운 빛의 무지개가 땅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길게 하늘을 잇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비해 식물 성장속도가 20배가 빠르다고 합니다.

아무리 좋은 기기도 사용하기만 하고 제대로 충전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과부하 상태에 걸리지요. 우리의 뇌도 같습니다. 현대인에게 흔한 신경성 위염, 두통, 수명장애 등 신경성 질환은 쉬어주어야 한다는 뇌의 신호기도 합니다. <머리를 비우는 뇌과학> 이라는 책에서 세계 최고의 뇌과학자가 “우리 뇌는 텅 빈 상태를 원하고 있다”라고 합니다. 뇌는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바쁜데, 그 비상상태만 가동하다보면 시스템을 꺼야할 필요가 있다고요. 적도를 넘어간 곳에 광활하게 펼쳐진 자연은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뇌를 리셋(reset)하는 최적의 환경입니다. 또한 새로운 인식으로의 확장을 도와줍니다.

처음에는 펼쳐진 대자연에 넋을 놓았다가, 시간이 흐르면 그 자연이 나와 연결되어 있음이 느껴집니다. 그게 관광과는 다른 '명상여행'만의 특별함인데요. 자연을 떨어져서 바라보는 존재로 두는 것이 아니라,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선명한 빛을 담으며 느끼도록 이끌어 줍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도 투명하게 들여다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자연 명상, 절로 명상이지요.

명상단이 머물렀던 뉴질랜드 북섬 케리케리. 그곳에서 저의 하루를 열어주는 것은 바로 새들의 지저귐이었습니다. 마치 CF 광고처럼 아침 새소리에 눈을 뜹니다. 창을 열면 선명한 하늘, 그리고 달달한 향기가 뇌를 깨워줍니다. 절로 아 여기 있어서 감사하구나! 하며 시작하는 아침이지요. 그야말로 오감만족, 육감충족입니다!

▲ 뉴질랜드 명상여행을 온 참가자들이 숲에서 자연명상을 하고 있다

가림막 없이, 낯설게 마주한 나의 모습

그 자연은 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하는 힘을 주었습니다. 문득 하늘을 보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이 형언할 수 없는 빛을 뿜어냅니다. 같은 시각 같은 장소라고 해도 어느 날은 붉은 태양이, 또 다른 날은 보랏빛의 빛의 줄기가 구름 위를 길게 늘어집니다. 제가 숨쉬는 대기까지도 그 신비로운 빛으로 물들이는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타국에서 외국어로 소통하느라 답답했던 마음도, 낯선 나라에서 생활하며 꼬깃꼬깃하게 움츠려 들었던 작은 마음도 호흡과 함께 풀어집니다. 그리고는 더 깊은 호흡으로 이어져 제 심장소리가, 체온이, 이내 떠오르는 생각이 아무렇지도 않게 들여다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투명하게 드러나는 제 모습이 너무 어색하고 낯설었습니다. 늘 높은 벽 뒤에 숨어 제가 행복한지, 건강한지 들여다 보지 않은지 오래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콘크리트 바닥도, 시야를 가리던 높은 빌딩도 없는 그곳에서는 자연과 나. 그 뿐이었거든요. 그래서 제 몸뿐 아니라 어리고 거친 생각, 한편으로는 여리고 순수한 마음까지. 더욱 증폭되어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어색하게 만난 저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스스로를 속박하고 있었습니다. ‘잘하는 것’에 대한 기준을 두고서, 글을 쓰든, 어떤 프로젝트를 하든. 잘하지 못 할까 봐 겁내고 망설이는 제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저도 인지하지 못했던 그런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그 모습을 만들어낸 것 역시 저였으니까요.

그런 저를 묵묵히 안아준 것이 바로 자연이었습니다. 가로등도 없는 밤에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하루루 폭포는 제 마음을 쏟아내라고 마중을 나오곤 했고, 내쉬는 호흡은 흩어져 흔적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아무렇게나 자라있지만, 서로를 맞대며 지탱하는 나무는 ‘생긴 그대로 괜찮아’라고 무심한 위로를 주었습니다. 나라 전체가 거대한 천혜의 자연인 그 섬나라는 울어도, 웃어도 그저 나라며 토닥여 주었습니다.

<러브마이셀프> 앨범과 노래를 발표한 세계적인 한류 아티스트 방탄소년단 BTS의 노래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는데요.

"마주 본다. 거울 속 너/ 겁먹은 눈빛 해묵은 질문/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왜 자꾸만 감추려고만 해 니 가면 속으로/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자린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면, 실수조차도 아름다운 흔적이고 성장의 거름이 된다는 노래이죠. 국경을 떠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은 그만큼 많은 분들이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가사가 크게 와닿았는데요. 뉴질랜드의 자연 속에서 치유하며 저에 대한 사랑을 깊이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조차 다른 사람의 눈치를 봤던 꾸깃꾸깃한 저를 끄집어내어 펴낸 것은 뉴질랜드의 햇살이고, 별빛이었습니다. 그렇게 바라보니 제가 내는 목소리도 표정도, 살아있으니 그저 아름다운 것이더군요.

▲ 명소인 하루루 폭포 주변에서 카약명상을 하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시간을 가진다.

하루는 밤길을 걷는데, 너무 환한 것입니다! 그림자가 땅 위에 굉장히 짙게 그려졌거든요. '가로등도 없는데 이상하네'라며 올려다 보았는데, 달이 어찌나 선명하던지! 순간, 온 몸이 벌거벗고 달 아래 서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이 자연 속에서는 내 감정도 의식도 감출 곳이 없구나!' 저 자신을 무장해제 시키고, 받아들일 온전한 용기를 준 것이 자연입니다. 그런 자연이 특히 잘 보존된 곳이 뉴질랜드에서도 특히 북섬입니다.

# 두 번째 이야기: 자연과 공존하는 문화가 살아있는 곳 북섬

뉴질랜드는 마오리어로는 아오테아로아(Aotearoa, 길고 하얀 구름의 땅)라는 이름이 있는데 그 유래가 꽤 흥미롭습니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 족의 조상인 쿠페 선장과 아내가 낚시를 나가서 이 땅을 발견하였습니다. 멀리서 쿠페가 정박하려고 다가갈 때, 아내는 뉴질랜드 특유의 만년설을 보고 "저기는 섬이 아니라 길고 흰 구름이에요."라고 말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렇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정착 시기는 약 1000년 전 경이라고 합니다. 제가 만났던 마오리 친구들은 자신의 선조가 신비로운 섬 하와이키(Hawaiki)에서 왔다고 하였습니다.

세계 최초로 자연권을 인정한 나라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마지막에 정착한 땅 중 하나인데, 개발의 역사가 짧은 만큼 순수한 자연을 보존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약 2.5배정도 면적이지만 대한민국 면적만큼이 국립공원으로 보호받고 있으니 그 규모부터 웅장하죠. 마오리족은 자연과 통하고자 하는 문화와 정신이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자연에 인격을 부여한 것도 뉴질랜드입니다. 마오리족은 지난 160년 간의 긴 소송 끝에 의회로부터 2017년 북섬의 황가누이 강의 자연권을 인정받았습니다. 강을 인격체로 인식하며 강의 건강과 사람들의 건강이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며 정체성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그만큼 자연과의 연결성을 중요하게 인식합니다.

밀포드사운드, 퀸즈타운 등 뉴질랜드의 이름난 관광명소가 남섬에 있지만, 북섬은 관광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잘 보존되고, 자연과 상생하는 원주민 마오리족의 전통문화가 잘 살아있는 곳입니다.

뉴질랜드가 영국령이긴 하지만, 마오리(Maori)족은 용맹한 기개로 비교적 그들의 말과 문화를 잘 지켜왔습니다. 지금도 뉴질랜드 공식행사를 할 때는 항상 마오리 언어와 영국의 영어를 공식언어로 함께 사용합니다. 명상센터가 있던 북섬 케리케리(Kerikeri)는 특히 마오리족의 흔적이 잘 살아 있어요. 그들의 눈빛에서부터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북서쪽 끝인 호키앙아 지역에는 아름다운 바다와 천연 숲이 있습니다. 마오리족 조상인 쿠페 선장이 처음 와서 정착한 곳이 호키앙아 항구라고 합니다. 지금도 그 일대에는 많은 마오리 부족이 대를 이어 살며 그들의 문화와 정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와이포우아(Waipoua) 숲에서는 수천 년 이상 살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카우리나무(Kauri tree)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오리 족은 카우리나무를 숲의 수호신으로써 귀하게 보호합니다. 3천 5백년된, 뉴질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숲의 아버지', 테 마투아 나헤리(Te Matua Ngahere)와 2천 5백년 된 '숲의 신', 타네마후타(Tane mahuta)입니다.

▲ 3500년 수령의 카우리나무. 숲의 아버지라고 불리웁니다

마오리 가이드는 숲의 신과 숲의 아버지를 만나기 전 숲을 울리는 낮은 음성으로 예를 표합니다. 숲에서 목재나 약재, 과실을 얻을 때도 숲의 신에게 예를 갖추고 허락을 구하는 것이 그들의 문화입니다. 그만큼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자연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취한 것은 다시 숲에 돌려놓는다고 합니다.

삼천 년의 생명력을 전해주는 카우리 나무

처음 숲의 아버지를 만난 순간, 뇌에 충격이 왔습니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절로 일어난 것입니다. 마오리 족은 "시간의 증거자로서 3천 5백년 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이곳에 서서 역사의 흐름을 바라보고 있는 존재"며 그를 소개합니다. 숲의 아버지 앞에 서면 고민하던 작은 문제들이 낙엽처럼 스러집니다.  시간도 바람도 멈춘 듯, 순간, 심장 박동이 카우리나무의 생명과 하나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음편 [뇌맘대로 여행]뉴질랜드의 선물, ‘러브 마이셀프 Love myself’ - 2 에서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명상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글. 조해리
천상 공대생으로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융합 학문에 관심을 가지면서 뇌교육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 사회를 꿈꾼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뇌를 잘 활용하는 법을 연구하고 알리고 있다. 포털 DAUM 뉴스펀딩에서 '뇌맘대로 내맘대로' 시리즈로 독자들과 소통하였다.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을 취득하였고 뇌과학 전문기자로도 활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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