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에 대처하는 뇌의 자세

브레인 Vol. 29

재미있는 두뇌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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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당신에게 묻는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과학이 밝힌 열정적 사랑의 최대 지속기간은 900일, 하지만 열정은 목욕물 식듯이 빠르게 식어간다. 사랑에 빠진 뒤 1년 후 열정의 50%가 감소한다. 이 시점에서 연인들은 헤어질 확률이 가장 높다. 과학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묻는 대신 ‘어떻게 사랑이 변하지 않니?’라고 묻는다. 

달고도 쓴 사랑
이별을 예감할 때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무엇이 잘못되었지?’,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군가에게 버림받으면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람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여기에는 생물학적 이유가 있다.

실연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를 높이고, 그로 인해 그 사람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집착하게 된다. 보상받지 못하는 사랑은 불행하게도 그 강도가 셀수록 더 커지기 쉽다.

사랑은 그래서 중독이라고 불린다. 실제 미국 예시바대학교 루시 브라운 박사 팀은 이별한 지 얼마 되지 않으면서 여전히 옛 애인을 그리워하는 대학생 15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f-MRI)촬영을 했다. 이들의 뇌 활성화 부위 중에는 약물중독과 관련 깊은 뇌의 영역도 보였다.

브라운 박사는 “사랑은 마약처럼 행복감과 고통을 함께 주는 중독증상의 하나라고 부를 수 있다”며 “사랑과 이별의 과정이 힘들지만 이 과정을 송두리째 견뎌내면서 삶의 자율성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버림받은 분노
실연의 또 다른 면은 공격성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절당하면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동시에 증오하게 된다. 그 이유는 뭘까? 뇌의 보상체계는 더 이상의 보상이 없다고 깨닫게 되면 공포 및 분노와 관련된 편도체가 자극된다.

예를 들어 고양이를 쓰다듬으면 고양이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시키기 때문에 고양이 기분이 좋아지지만, 쓰다듬던 손을 치우면 고양이는 돌아서서 물기도 한다. 고양이의 뇌가 더 이상의 보상이 없음을 깨닫고, 뇌의 편도체를 자극해 분노를 느끼기 때문이다. 충분히 사랑하지 않았다면 분노도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사랑의 반대말이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이 실제 맞는 말인 것이다.

최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 대학교 에단 크로스 박사는 연인에게 가혹하게 거절당한 남녀 40명을 모집해서 자기공명영상을 촬영했다. 옛 연인의 사진을 보여주고 상처받았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실험과 뜨거운 커피가 쏟아지는 가상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 이별을 경험했을 때와 뜨거운 열을 가했을 때 뇌에서 반응하는 부위가 같았다.

크로스 박사는 “누군가에게 거절을 당해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은 단지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라 가슴에 큰 상처로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상과도 같은 충격적인 상처에 분노하는 것은 그것이 마음이든 육체이든 자연스러운 반응일 것이다. 

우울과 절망
사랑의 상실은 도파민의 결핍을 부르고, 이는 우울과 절망을 불러온다. 영국 BBC에서 출간한 《행복》에 따르면 별거는 평균적으로 평생 수입에서 약 2억 7천만 원이 줄어듦으로써 발생하는 괴로움과 맞먹는다.

특히 이혼을 한 경우 남성은 1년 정도면 원래의 상태를 회복하지만 여성은 그렇지 못하다. 배우자의 죽음은 소득이 3억 4천만 원이 줄어드는 괴로움과 맞먹는다. 미망인이 이전의 행복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데는 5~8년이 걸린다고 한다.


실연과 같이 매우 불쾌한 기분을 느낀 후에 매우 기쁜 일이 연속해서 일어나면 뇌는 어떻게 될까? 수학적으로 보자면 플러스 마이너스 해서 제로가 되겠지만, 뇌의 세계는 그렇지 않다고 《뇌와 마음의 정리술》의 저자 스키야마 다카시는 말한다.

강한 불쾌감과 강한 쾌감이 연속해서 일어나는 경우, 감정적인 기복이 너무 심해져 평형을 잃기 쉽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냉정함을 잃고 극단적인 생각으로 치우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쾌감이든 불쾌감이든 강한 감정이 발생한 후에 거의 감정에 변화를 주지 않는 소소한 일들이나 업무, 공부를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다. 침대에 눕거나 앉아서 그 사람 생각에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우울해지고 절망에 빠져 자살 충동을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실연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처방전
첫 번째, 단순하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많은 보상, 더 많은 기쁨을 줄 새로운 상대를 만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누군가에게 길들여진 뇌는 쉽게 그런 상대를 찾지 못한다. 이 방법을 자유롭게 구사한다면 당신은 연애의 고수다.

두 번째, 금연을 선포한 사람들이 맨 먼저 하는 일이 담배와 재떨이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듯, 사랑하던 사람과 연관된 모든 것들을 없앤다. 생각의 연결고리가 될 만한 것들은 최대한 없애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엔도르핀과 도파민 수치를 다시 올려줄 대체제로 운동을 시작한다. 사랑의 금단현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 부작용도 없다. 건강한 몸매는 새로운 사랑을 더 빨리 시작하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네 번째, 행복한 사람들과 어울린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더 좋을 것이다. 웃는 사람을 바라보면 자신의 얼굴도 저절로 그 사람의 얼굴을 흉내 내게 된다. 야외에서 햇볕을 쬐면서 만나면 더 좋다. 햇볕은 슬픔에 젖은 뇌를 보송보송 말려준다.


다섯 번째, 새로운 것, 흥미로운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 흥미를 느끼면 뇌의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 기분이 좋아진다.

이 모든 처방전이 설령 당신을 치유하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사랑이 영원하지 않듯 상처도 영원하지 않으니 말이다. 시간 속에서 우리의 뇌는 차츰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고, 우리는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 도움 받은 책·《사랑》 송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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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수 (1)
  • 천년의미소 2011-09-06 오전 11:51:43 댓글쓰기
    그옛날 7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지하철에서 펑펑 울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하도 우니까 앞자리에 앉아있던 어떤 언니(?)가 휴지를 한뭉치 쥐어주고 내리더라구요. 그러고 얼마 후에 단학수련시작했고, 너무 좋았어요. 내가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꼈고, 지금의 남편을 두번째 만나는 날 "이사람이다!" 느낌이 와서 결혼했습니다. 수련을 하니 사람보는 눈이 생겼나봐요. 지금 12년째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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