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위험수위를 넘었다, '화병'

뇌 2004년 1월호

스트레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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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명상 | 기자 |입력 2010년 12월 08일 (수)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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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이란 억울한 감정을 오랫동안 두고 있다가 이것이 증상으로 폭발하는 증후를 말한다. 세상에 억울하고 분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는 생각과 또 화병이 마음의 병이라는 해석 때문에 화병은 별게 아닌 병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화병은 누구나 걸리는 병이고, 심지어는 홧김에 일을 저지르고도 이것이 화병 때문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화병 환자와 우울증 환자, 그리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연구에서 화병은 매우 독특한 병리기전과 병태를 가진 증후군으로 밝혀졌고, 그 진단기준을 보면 화병이 그렇게 쉽게
진단되어질 수 있는 증상도 아니다. 

그렇다면 화병이라고 자가진단을 하고 병원을 찾는 환자의 말을 들어보자.

질문) 일주일 전에 부장님으로부터의 고함과 호통을 들은 후에 아직까지 가슴이 답답하다.

▶ 부장님이 6개월 이상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주고 그것을 견디기 힘들었다면 화병이 될 수도 있지만, 단순히 1주일 전의 일이라면 화병은 아니다. 단지, 단기 스트레스 반응일 뿐이다.

질문) 6개월 전에 집에 도둑이 들어 놀란 후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꿈에 자꾸 도둑 생각이 난다.

▶ 6개월이란 기간은 맞지만, 놀란 후의 반응으로 재현반응이 나타나고 또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화병보다는 외상후성 스트레스 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질문) 3개월 전에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아무런 일도 하기 싫고 계속 흐느끼며 어머니께 죄지은 느낌이 들고 직장을 다니기는 하지만, 그래도 후회가 계속된다.

▶ 이런 증상은 일반적으로 사별반응이라고 설명이 되는데, 아무래도 일정기간 동안 죽음을 잊지 못하는 것은 사람의 당연한 반응으로 해석을 하기 때문이다.

이 질문과 진단으로 미루어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화병이라고 알고 있는 증상들은 대부분 단순한 스트레스나 외상후성 스트레스 장애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전형적인 화병의 예는 무엇일까?

36세 김모씨의 경우를 보자

그는 직장 초기 때만 해도 별다른 스트레스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이 도리어 도전이 되어 의욕에 불탔고 또 결혼생활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그런데 1년 전부터 직장 내에서 무엇인가 알력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원래 자신의 일만 착실히 하는 꼼꼼한 성격을 가진 그로서는 여러 명의 대인관계를 동시에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점점 진급과 퇴직을 고민하면서 자신이 직장 생활을 계속하기에,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에 벅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상사나 동료가 한마디를 던지면 그것이 계속 마음에 남아 풀리지가 않았다. 9개월 전부터는 가슴은 답답하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났고, 이 짜증을 풀지 못하면서 집에 돌아와 도리어 가족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어떤 때는 가슴에 덩어리가 있는 느낌이 들더니 이것이 위로 치밀어 올라 목을 막기도 하고 또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자주 나타났다.

그러다가 3개월 전에 신경정신과 진료에서 공황장애와 경도의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지금도 이 약을 투약 중에 있다. 하지만 약을 먹으면서 불안하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은 조금 나아졌지만,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증상은 호전이 없어 화병클리닉을 찾게 되었다. 과연 사람들을 이끌어 갈 자격이 있는지에 대하여 고민을 하면 아직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열이 뻗치고 있는 증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

52세 문 모씨의 경우도 화병의 전형적인 예다

그는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 결혼생활도 비교적 순탄하며, 자녀들도 별달리 속을 썩이지 않는 생활을 해 왔다. 2년 전 다니던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하고 사업을 구상하던 중, 잘 아는 사람의 동업 제의로 퇴직금과 은행에서 빌린 돈을 합쳐서 통닭 체인점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장사도 잘 되서 힘들기는 하지만 보람이 있었다. 그러다가 동업자가 그를 속이고 통닭 체인점의 점포를 팔아서 도망가는 일이 발생하였다.

본인의 전 재산인 퇴직금에다가, 본인의 명의로 빌린 은행돈이 모두 날아간 것이다. 생계가 막막하고, 빌린 돈을 갚을 길도 막막하게 되어버린 후, 일단 집을 팔고, 은행 빚을 갚고, 조그만 전셋집으로 이사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일은 손에 잡히지도 않고, 도망간 동업자를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지만, 사기 친 동업자를 찾을 길이 묘연하고, 점점 가지고 있는 돈은 줄어들고, 결국 형제들도 형편은 마찬가지여서 생활비 약간을 받을 수 있을 뿐이었다. 그 후부터 그는 가슴이 답답하고,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두통에 밤에 잠도 오지 않았다.

속에서 열이 나면서, 전에는 잘 마시지 않던 찬물도 많이 마시게 되었고, 밤에 잘 때도 이불을 덮을 수가 없었다. 이 나이에 사기를 당해서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살아서 뭐하냐는 생각까지 들었다. 현재 그는 친구가 하는 점포에서 배달 일을 거들면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으며, 자신의 이런 증상은 그 사기범이 잡히기 전에는 낫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위의 예에서도 보는 것과 같이 화병은 억울한 마음과 함께 뚜렷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 물론 화병이 증상만을 자지고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자율신경을 측정하는 심박변이도검사(HRV)나 적외선체열검사(DITI) 등이 화병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이런 화병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단기적으로 우리는 화, 즉 분노를 즉시 조절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이 기술의 기본은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으로 땀을 흘리는 운동이나,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취미가 있다면 일정 시간 동안 심한 스트레스로부터는 탈출을 할 수 있다. 또한 화가 난 체 잠자리에 드는 일은 되도록이면 없어야 되는데, 수면 중에 분노나 화가 체내에 축적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화를 조절하는 기술 또한 배울 필요가 있다. 일종의 마음수련도 이런 방법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것도 화병 극복의 중요 포인트이다. 그리고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음이다. 힘든 순간일수록 긍정적 사고로 전환할 수 있는, 정보를 조절, 관리할 수 힘은 현대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글│김종우
kimnptao@netsgo.com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신경정신과 화병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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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수 (1)
  • 이구학 2011-09-30 오전 08:56:40 댓글쓰기
    좋은 내용이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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